백화점업계가 지난 2일부터 일제히 시작한 봄 정기세일에서 초반 매출 신장률이 가장 높은 품목은 구두였다.
각 백화점들의 평균 매출 신장률이 10∼30%대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유독 구두 매출이 작년 정기세일 때와 비교해 70%를 훌쩍 뛰어넘은 배경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봄 정기세일을 시작한 지난 2일부터 3일간 구두 매출이 작년 같은 세일 초반 3일에 비해 83.1%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에 현대백화점은 85%, 신세계백화점도 70.2%씩 구두 매출이 뛰었다.
봄 정기세일 인기 상품군인 의류 품목을 제치고 구두가 백화점 초반 매출 상승세를 견인하는 모양새이다.
업계에서는 정기세일을 맞아 백화점을 찾은 소비자들이 구두 매장에 많이 몰리는 배경으로 계절적 요인을 꼽고 있다.
봄 신상품 판매가 활기를 띠었어야 할 지난달 날씨가 쌀쌀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구두 사기를 꺼렸다가 최근 포근한 날씨 속에 정기세일이 시작되자 대대적으로 구매를 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소비 심리에 맞춰 대형 제화 브랜드들도 따뜻한 날씨에 어울릴 신상품 판촉 행사 시기를 예년보다 늦췄다.
작년 3월 중순께 브랜드 세일을 시작했던 금강과 에스콰이아, 엘칸토 등 전통적인 제화 브랜드들은 올해에는 행사 시기를 2주가량 늦게 시작했다.
이 때문에 제화 브랜드 3사의 지난달 롯데백화점 내 매출은 작년보다 30% 감소했지만 올해 봄 정기세일 초반 3일간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210%나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3월에 발생했던 구두 대기수요가 이달 초에 대거 구매로 이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유행 변화도 최근 구두 매출이 증가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굽이 매우 높은 '킬 힐(kill heel)'은 작년에 인기를 많이 얻었지만 선호하는 고객층이 두텁지 않았던 반면 올해 들어 각광을 받고 있는 '플랫슈즈(굽이 거의 없거나 2㎝ 미만인 여성 구두)'는 소비 계층의 저변이 넓은 편이다.
실제로 플랫슈즈는 작년 구두 매출 중 15% 비중을 차지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30%까지 비중이 올라갔고 매출 또한 264% 신장했다고 롯데백화점은 전했다.
색상에서도 분홍색과 베이지색 등 밝은 계통의 제품이 매출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고 꽃 장식인 코사지를 단 구두 등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구매를 미뤘던 고객들이 정기세일을 계기로 구두를 사기 시작했다"며 "밝고 화려한 디자인의 제품들이 포근한 날씨와 어울리면서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