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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포터]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서, 감동영화 '카드로 만든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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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커뮤니케이션과 치료가 필요한 건 피폐한 우리

스페인어를 비롯해 마야어까지 3개 언어를 일찍 깨우친 똘망똘망한 6살 샐리는 갑자기 말을 하지 않는다. 고고학자인 아빠가 마야유적지 발굴-복원 작업 중 절벽에서 추락해 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로.

그 가운데 어린 샐리는 달나라로 떠나간 아빠를 그리며 "사람은 죽지 않고 집을 옮기는 거란다. 말이 없는 꿈속에서는 진짜 원하는 세상을 잘 볼 수 있다"는 멕시코 원주민의 말을 믿으며 잠에 빠져들고, 건축가인 엄마와 개구쟁이 오빠와 함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서도 샐리는 엄마 루스와도 일체 말도 하지 않고 주위엔 신경을 쓰지 않는다. 대신 자신이 품고 있던 인형의 위치만 바뀌어도, 엄마가 평소와 달리 뒤집어 쓴 모자를 보고도 "아아아아아아"란 소리를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 전까지 쉬지않고 낸다.

게다가 아빠에 대한 그리움을 쫓아 밤하늘의 달에 더 가깝게 다가가려 높은 나무고 지붕이고 가리지 않고 오른다. 그러다 결국 학교와 엄마의 일터에서 일을 내고 만다.

한가로이 아이들과 함께 점심을 먹다 거침없이 나무 위로 오른 샐리를 따라, 사내 아이가 호기심에 나무에 올랐다가 떨어져 학교로부터 주의와 함께 정신과 의사 상담을 요구받는다. 공사장에서는 그 높은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사람들을 깜짝 놀래키고, 사회복지부로부터 아동방치죄라는 죄목으로 정신과 의사의 감호 하에 샐리를 치료하라는 판결을 받기도 한다.

그렇게 학교와 사회가 샐리를 병자 취급해 남편이 죽은 뒤로 울지 않기로 스스로 약속한 엄마는 심히 불쾌하지만, 집까지 찾아온 정신과 의사 비어랜드의 도움으로 소동이 해결되자 '샐리가 자폐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는 말이 걱정돼 정신과 상담을 받는다.

너무나 순수하고 신비로운 '카드로 만든 집'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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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엄마는 영특한 샐리가 고지식한 의사 말대로 '자폐아'가 아니라며, 남다른 자신만의 세계에 빠진 딸을 이해하려 노력하기 시작한다. 너무나 순수해 자신이 보고 싶은 세계를 원주민의 말처럼, 말없이 보고 싶은 샐리에게 다가가기 위해.

특히 정신과 치료 중인 아이들이 자신과 1 이외의 숫자로는 나눠지지 않는 배타성과 견고함을 가진 소수로 대화를 한다는 것을 발견한 엄마는, 말없는 샐리가 카드로 만든 집에 놀라워 하며 딸도 무언의 메시지를 전하려 한다는 것을 직감한다.

이어 컴퓨터 그래픽으로 가상현실을 만들어 샐리가 원하는 현실 속의 나선형 계단을 땀흘려 만들어 낸다. 자신의 기억 속에 없는 의미없는 '현실' 대신 아빠가 이사 간 달나라로 가고 싶은 딸의 바람이 연결된 계단을.

여기서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충돌하지만 샐리와 엄마, 그리고 샐리의 놀라운 예술감각에 놀란 정신과 의사는, 외부 세상의 방식으로 샐리를 치료하고 단절된 현실로 정상으로 강제로 이끌어 내려던 것을 포기하고 샐리의 마음으로 샐리의 세계로 다가가길 택한다. 그 덕분에 샐리는 엄마를 알아보고 힘차게 껴안을 수 있게 된다.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 1993년 개봉한 영화 <카드로 만든 집, House Of Cards>을 밤늦게 보면서, 이해 할 수 없는 타인의 세계와 소통의 의미를 곱씹어 보게 되었다. 그리고 오랜동안 너무나 많은 카드로 두터운 벽을 쌓아온 자신을 보고 말았다. 불만과 비약, 거침, 불편으로 스스로를 감싸고 샐리처럼 말없는 꿈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만 보려고 아직도 방황하는 경계인을 그리고 삭막한 커뮤니케이션이 난무하는 세상을.

그런 컴컴한 꿈속에 갇힌 내게도 샐리와 같은 마음의 치유-복귀가 가능할지??마술처럼 신비롭고 인상적인 영화 '카드로 만든 집'은 질문케 한다.

이장연 SBS U포터

http://ublog.sbs.co.kr/friday1519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송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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