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러시아의 이슬람 테러조직 지도자 사이드 부르야츠키는 러시아 특수부대에 은신처가 발각돼 포위당하자 휴대전 화로 러시아와 북카프카스, 중앙아시아에 있는 젊은 추종자들에게 전하는 비디오 메 시지를 녹화했다.
몇 시간의 교전 끝에 부르야츠키를 비롯한 테러조직원 6명이 사살되고 11명은 체포됐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현장에서 상당량의 폭탄과 무기 이외에 비디오 촬영 기능이 있는 부르야츠키의 휴대전화를 회수했다.
그로부터 며칠 후 부르야츠키가 속한 이슬람 단체가 그를 비롯한 조직원들이 숨진 사실을 공개하자 아제르바이잔과 아프가니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독일 , 터키 등지의 이슬람 성전을 촉구하는 웹사이트에는 부르야츠키를 추모하는 글이 수백건 올랐다.
국제문제 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29일 인터넷판에서 부르야츠키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북카프카스를 비롯한 러시아에서 이슬람 테러리즘이 인터넷을 통해 바이러스처럼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한 명의 게릴라까지 섬멸하겠다는 꿈을 버리지 않고 있지만 이날 모스크바에서 일어난 연쇄폭탄테러는 그 꿈이 얼마나 요원한지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잡지에 따르면 부르야츠키는 옛 소련공화국 지역 국가의 이슬람권에서 교육수준이 높은 젊은이들을 상대로 이슬람 성전(지하드) 전사를 충원해 자살폭탄테러 훈련을 해왔다.
그의 설교와 철학은 인터넷상으로 공유되고 그 내용을 담은 DVD는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의 이슬람사원 밖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부르야츠키의 메시지에 감명받은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젊은이들이 북카프 카스 지역까지 차를 몰고 와 러시아군과 싸우다 숨지는 사례가 일부 보도되기도 했다.
FP는 "부르야츠키의 이야기는 지난 10년간 북카프카스 지역에서 일어난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논평했다.
지난 1994∼1996년 1차 체첸전쟁은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원하는 사람들이 벌인 세속전쟁이었다면 지금의 갈등은 북카프카스서 이슬람국가를 세우기 위한 순교전쟁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모스크바 중심가 지하철에서 발생한 연쇄테러의 유력 용의자도 이슬람 여성 2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