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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진보는 잘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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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대선을 2년 앞두고 열리는 6.2 지방선거는 여·야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차기대권 경쟁의 전초전입니다.

물론 어떤 선거가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이번 선거는 그 시점과 정치적 흐름 면에서, 또 내부 세력구도가 안정돼있지 않은 각 정당들의 속 사정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에 여의도 입담꾼들의 흥미를 더욱 부추기고 있습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나오는 여러가지 상황들도 선거 판세의 진동을 부릅니다.

세종시 정국이 주춤하더니 곧바로 생계형 이슈라 할 수 있는 무상급식 공방이 나왔고 한명숙 전 총리의 재판이 흥미를 끌고, 여당 실세 인사의 잇단 설화까지 터졌습니다.

특히, 서울 봉은사에서 촉발된 종교 외압 논란은 그 진실의 향배에 따라서 국내 종교 가운데 가장 많다는 불신도들의 표심을 흔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한 일간지의 정치관련 기사제목은

<선거전략 없는 민주당 "한명숙 무죄만 되면..">

이었습니다.

야당 취재기자들은 씁쓸하게 웃으며 기사를 읽었습니다.

참 어디서 일부러 사오기도 힘든 여러가지 정치적 호재를 잇따라 맞으면서도 선거 준비에는 지지부진한 야당의 모습을 극단적으로 꼬집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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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신문에 나온 야당 관련 기사를 살펴볼까요.

"주류·비주류간 힘겨루기, 경선 방식을 둘러싼 잡음, 지도부의 구심력 부족, 진보세력 연합 지지부진으로 오랫만에 맞이한 정치 특수를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다. 공천개혁의 핵심인 시민공천배심원제는 호남에서 강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초보 정치부 기자로 민주당을 출입하면서 가장 놀란 것은 당내 계파가 너무 복잡하다는 것입니다.

어떤 의원 방에 들어가 다른 의원 칭찬을 하니 정색을 하고 깎아내리는 경험을 했는데, 적지 않게 당황스러웠습니다.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는 당 지도부의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세균 대표의 당 지도부는 신뢰를 얻지 못하는 처지를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지지기반의 텃밭인 광주 지역에 시민공천배심원제를 내세우며 개혁공천을 내세웠지만 비주류 의원들은 '지도부와 가까운 인사를 포진시켜 장악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는 반발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또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에서 다른 야4당에 공천양보 지역으로 내놓은 기초단체들에는 당내 주류 인사들의 지역구는 사실상 모두 빠져있습니다.

지방선거 공천이 자의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비주류의 주장도 일리가 있는 것이죠.

당내 인사들의 가장 큰 반발을 부르고 있는 것은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당의 자세입니다.

선거는 70일도 채 안남았는데, 민주당은 서울시장 후보 공모를 기약 없이 연기했습니다.

한명숙 전 총리의 재판결과를 살펴보고 '전략 추대'를 추진해 분위기를 한번에 띄우겠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물론 생각해 볼 수 있는 전략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제1야당이자 공당입니다.

한 전 총리 만큼의 인지도는 없지만 당에서 오랫동안 시장 출마를 준비한 후보들에게는 참기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 후보는 '후보간 정책 경쟁과 경선 과정을 통해 국민적 관심을 유도해야 하는데, 지도부가 한 전 총리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승리를 위해 절차를 희생한다면 그 승리도 보장할 수 없다는 반론이 나오는 것입니다.

야권 연대를 추진하는 야 5당은 겉으론 대의에 공감하면서도 속으론 다른 셈법을 갖고 있습니다.

차기 총선과 대선에 대비한 당의 기반을 마련하자는 각자의 계산보다 야권연대를 더 불리하게 만드는 것은 아마도 '저들과는 진정성있는 연대가 불가능하다'는 깊은 마음 속의 회의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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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후보로 한명숙 전 총리에 큰 기대를 걸면서도 정작 서울시에 대한 정책과 비젼을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대안 세력으로서의 자세도 찾을 수 없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개인적 선호를 떠나 아침 여의도 의원회관에 취재를 들어가면 오전 9시가 한참 넘어도 출근하지 않는 의원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유독 어느 쪽이 많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저만의 느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명숙 재판과 노무현 1주기는 야권의 중요한 선거전략임에 틀림없고 정치적으로 기댈 수 밖에 없는 호재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감성적이고 이벤트적인 변수로 선거를 끝까지 이끌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면 한국의 진보에는 답이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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