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저 사는 이야기부터 좀 해야겠습니다. 제가 속해 있는 법조팀은 모두 7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팀장, 반장, 3진, 4진, 5진, 6진, 말진.. 통상 이렇게 부르는데요. 이 바닥을 좀 아신다는 말을 들으시려거든, 각각의 단어 앞에 '법조'를 붙여서 호칭을 하시면 됩니다. 법조팀장, 법조반장, 법조말진 이렇게 말이죠. (3진부터 6진은 그냥 '잡진'이라고.. ^^) 저는 순위로 5번째 쯤 되니, 말진 쪽에 치우친 법조잡진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공중파 언론사를 기준으로 법조팀은 보통 저 정도 인원이 평균이라 보시면 되는데, 물론 언론사 규모에 따라 전체 인원에 차이가 조금씩 있긴 합니다. 대충 각 언론사별로 적게는 4명에서 많게는 8명 정도가 출입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서초동에 모여 옥신각신 앞다퉈 경쟁을 하며 취재를 하고 있는 거지요.
법조기자들이 맡고 있는 출입처는 이렇습니다. 대법원, 서울고법, 중앙지법, 가정법원, 행정법원, 그리고 헌법재판소. 대검찰청, 서울고검, 중앙지검, 법무부, 그리고 변호사협회. 통상 이 정도가 법조팀이 담당하는 곳이라고 생각하시면 무리가 없겠습니다. (지역적 특성상 동부, 서부, 남부, 북부지검은 법조팀이 아닌 경찰팀에서 담당합니다)
출입처는 취재원들 서열과 기자들의 서열을 고려해 배분합니다. 그러니까 대법관들이 모여있는 대법원은 연조 높은 법조팀장(법조1진)이, 막내 법관들이 일하고 있는 법원은 연조 낮은 법조말진이 담당하는 식이죠. 저 처럼 연조가 어중간한 잡진들은 보통 중앙지검에 출입하고요. 그래서 법조막내 시절 만났던 평판사, 평검사들을 시간이 지나 산전수전을 겪고 팀장이 된 법조1진들이 대법관, 검찰총장으로 다시 만나는 경우도 생기고 그렇습니다.
이렇게 법조 출입 기자들은 각자 서열에 맞게 대법원, 대검찰청, 중앙지검, 중앙지법에 마련된 기자실로 출근을 하는데요. 이게 또 평일이냐 휴일이냐에 따라 출근지가 달라집니다. 휴일에는 보통 각 사별로 근무자 1-2명이 중앙지검과 법원으로 출근하지요. (근무자가 1명인 경우는 중앙지검에, 2명인 경우는 지검과 지법으로 갑니다) 그러니까 토,일요일에는 중앙지검이 법조 출입 기자들의 베이스 캠프가 되는 셈입니다.
하지만 보통 팀장급들은 휴일에 지검으로 출근하지 않습니다. 앞서 설명 드린대로 보통 법조팀장 분들은 연조가 꽤 되기 때문에, 현장근무가 아닌 회사에서 내근을 하며 데스크 근무를 하지요. 그래서 가끔 휴일에 지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이 있거나 하면 반장 이하 잡,말진들이 설명을 듣고 요약해서 팀장에게 보고를 하는 식입니다.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충 그림이 좀 그려지시나요? ^^
제가 이렇게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제 주변 사람들쯤 되어야 겨우겨우 관심을 가질 법한, 이런 영양가 없는 이야기를 구차하게 적은 이유가 있습니다. 이런 구조를 알고 보셔야 이해가 될법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지요.
요약해 말하자면 '애끓는 검찰의 안쓰러운 모양새'를 설명하기 위함이라고 할까요.
서론이 길었습니다. 그럼 배경지식을 쌓았으니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한 번 풀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