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대 우리나라 간장공장의 공장장이 세계적으로 한창 잘나가던 일본 '기꼬망 간장' 공장에 견학을 갔습니다.
간장공장을 둘러보던 공장장은 갑자기 코로 숨을 크게 들이 마셨고, 그 이후로는 뭐가 불편한지 조심해서 숨을 쉬었습니다.
공장 견학을 마치자 마자 공장장은 코를 살살 파냈습니다.
그리고서 나온 코딱지들을 휴지에 쌌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뒤 간장 공장장은 그 휴지를 연구원들에게 넘기며 연구를 부탁했습니다.
우선 다소 더러울 수 있는 얘기를 활자로 남기게 되어서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 죄송스런 마음이 드네요.
하지만, 이 얘기는 진짜로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얼마전 식품업계 종사하시는 분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들은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공장장은 왜 이런 '더러운 짓'을 했을까요?
간장이 전통식품이긴 하지만, 70년대 당시 국내 간장 제조 기술로서는 사용할 수 있는 발효균의 종류가 5가지 정도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하던 기꼬망 간장 제조사에서 활용하고 있는 균은 20여 가지.
아무리 연구를 해도 당시 기술로는 그 종류를 알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공장장이 생각해 낸 것이 '직접 균을 가져오는 방법'이었습니다.
간장 제조 라인에서 숨을 크게 들여 마시면 미세한 균들이 코 안으로 들어올 것이고, 코 안의 털에 묻어 있을테니 그걸 모아 분석하면 그토록 애타게 찾았던 균을 그대로 손에 넣을 수 있게 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어쨌든.. 이런 '더러운 행동'으로 그동안 모르고 있었던 균을 몇가지 찾게 됐고, 간장 제조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활용이 됐다고 합니다.
지금같으면 기술 유출이니, 특허 침해니 말들이 많았겠지만 당시 이런 행동은 그야말로 '프로의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책임지고 있는 일을 위해서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본 붓대에 목화 씨를 넣어온 고려시대 문익점 같은 간장 공장장 이야기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