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뇌물수수 혐의' 재판과 관련해 22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무총리 공관에서 법원의 현장검증이 실시된다.
재판부와 한 전 총리,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 검사, 변호인과 2006년 12월20일 오찬회동 당시 총리의전비서관, 수행과장, 경호팀장, 경호팀원 2명 등이 참석해 당시 상황을 재연하면서 그동안 쟁점이 됐던 부분을 짚어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검찰과 변호인은 주차장, 현관, 복도, 오찬장 등에서 곽 전 사장을 비롯한 오찬 참석자가 도착할 때부터 오찬이 끝나고 차를 타고 공관을 떠날 때까지 상황을 다시 살펴보고 필요하면 사진과 영상으로도 검증상황을 기록할 계획이다.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참석자들이 오찬을 마치고 일어설 때의 상황이다.
곽 전 사장은 그동안 재판에서 '참석자들이 거의 동시에 일어났지만 정세균 당시 산업자원부장관과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이 먼저 나가고 한 전 총리와 둘이 남은 상황에서 5만달러가 든 돈봉투 2개를 의자위에 놓고 왔다'고 증언했다.
다른 증인들은 대부분 '누가 먼저 오찬장에서 나왔는지 구체적으로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으며 경호원 등은 '일반적으로 오찬이 끝나면 총리가 먼저 나온다'고 증언했다.
참석자들이 오찬장과 식사가 끝난 뒤 복도에서 현관으로 이동할 때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는지도 검증된다.
곽 전 사장은 검찰에서는 "한 전총리가 식사후 복도에서 정장관에게 '(곽 전사장을)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고 했다가 법정에서는 "식사후 자리에서 일어설 때 모두에게 '(누구를 지칭하지 않고)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고 진술을 일부 바꿨다.
검찰과 변호인은 참석자들이 오찬을 마치고 나올때 경호원이나 수행원은 어떻게 움직였는지, 참석자들이 차를 타고 떠난 순서는 어떻게 되는지, 이후 한 전 총리가 다시 공관에 들어왔는지 등도 재구성해 볼 방침이다.
당시 오찬장은 현재 총리 집무실로 사용되고 있는 등 내부 구조가 바뀌어 정확한 상황 재연은 힘들겠지만 아직까지 당시의 구체적 상황에 대해 입장을 밝힌 바 없는 한 전 총리가 이날 현장검증에서 의견을 밝힐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