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개인연금신탁, 손놓은 은행…노후설계 '흔들'


Google 즐겨찾기에 SBS뉴스 추가

주변에서 은행의 개인연금신탁 상품에 가입한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연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있기 때문에 통상 월 25만원을 붓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상품은 만 55세 이후 자신이 정한 수령기간동안 당시 배당률에 따라 연금을 지급받게 됩니다.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우리나라에서는 정부가 노후자금 마련을 독려하기 위해 이런 금융권 연금에도 세제혜택을 주면서 가입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수령액이 줄어들수 밖에 없는 국민연금으로는 노후가 부족하기 때문에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의 수단으로 국민들이 스스로의 노후를 대비하라는 차원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개인연금은 정말 알찬 노후설계 수단이 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취재 결과 그렇지 못했습니다.

94년부터 은행에서 판매가 시작된 개인연금신탁은 판매가 종료됐고, 신개인연금저축이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이름은 다르지만 계약이나 연금지급방식 등은 같습니다. 은행별로 상품에 따라 수익률(배당률)만 차이가 날 뿐 입니다.

광고
광고 영역

94년 판매된 상품의 경우 당시 수익률은 13~15%에 육박했습니다. 일례로 한달에 10만원씩 20년간 부으면 55세 이후 20년간 매달 백이십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얘기를 당시에 들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개인연금 수익률은 그야말로 '급전직하' 했습니다. 현재 수익률은 2~4% 안팎. 같은 경우 한달에 120만원 정도를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면 3%정도를 적용한다면 고작 20만원으로 6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15%에 육박했던 수익률이 이렇게 크게 떨어진 이유는 뭘까요.

우선은 전체적으로 시중금리가 낮아진 때문입니다. 은행들은 소비자들의 돈을 받아서 돈을 운용하는데 대부분이 시중금리에 연동되는 채권을 사게 됩니다. 시중금리가 떨어지면 운용수익은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94년당시 CD,국고채 등 시중금리는 15%에 육박했지만 현재 금리는 2~4%대 수준으로 초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개인연금 수익률이 저조한 것이 단순히 저금리만의 문제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은행들이 연금 유치에만 열을 올리고 실제운용은 소홀히 한 것도 저조한 수익률이 방치된 큰 원인입니다.

실제로 은행별로 수익률차이가 3%포인트나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는 것을 보면- 도토리키재기이긴 합니다마는- 분명히 개인으로부터 받은 돈을 더 잘 운용하고 잘못 운용한 곳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개인연금신탁의 연평균 수익률을 보면 산업은행과 농협, 하나은행 등이 4.5~5%사이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았고, 기업은행은 2%대, SC제일은행은 3%대로 부진했습니다.

은행들로서는 개인연금은 일단 판매가 끝난 장부가펀드입니다. 더 잘 운용해서 수익을 더 많이 돌려줘야 할 어떤 유인도 없습니다. 고정수수료는 꼬박꼬박 들어오고, 연금을 돌려줘야 할 시점도 55세 이후로 한참 이후 이뤄지게 되기 때문에 은행들로서는 다른 수익성이 높은 상품이나 사업분야에 더 치중하게 되는 경향이 생깁니다. 즉 정부는 비과세 혜택을 줘서 은행들에게 상품을 팔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줬지만, 은행들은 연금 규모를 늘려서 고객들에게 더 많이 돌려주기 위해 우수한 운용인력을 쓰고 더 신경을 많이 쓸 이유는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은행들은 맘 편하게 개인연금 저축액을 국고채 등 채권과 대출 등 안정적인 곳에만 운용합니다. 묻어두고 별 신경을 안쓴다는 얘기도 됩니다.

물론 은행들도 할말은 있습니다. 개인연금신탁의 경우 원금보장의무가 있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투자를 할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위험자산에 투자했다가 손실이 나면 고스란히 은행 책임이고, 은행이 떠안을수 밖에 없어서 최대한 안전자산에 투자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수익률은 자연히 떨어졌다는 항변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해도 20년 넘게 묻어두고 노후자금을 쓸 연금 수익률이 정기예금이나 적금보다 못하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는게 소비자들의 반응입니다. 게다가 이렇게 수익률이 저조하지만 은행들은 신탁보수수수료 명목으로 1% 내외의 돈을 떼어가고 있습니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어떤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상황에서 보수 수수료를 받아가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인 것입니다.

광고
광고 영역

취재 중 만난 한 연금저축 가입자는 "수익률을 높일 수 없으면 신탁보수를 낮추든가, 신탁보수를 많이 가져가고 싶으면 수익률을 높이든가 무슨 노력을 더 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판매가 끝났다고 나몰라라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연금가입당시에 기대했던 금액과 연금지급시점에서 받을 금액이

당초 기대와 너무 차이가 나 노후설계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은 국민연금 예상수령액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습니다.

국민연금, 퇴직연금과 함께 노후대비 연금의 3대 축 가운데 하나로 불리는 개인연금이 낮은 금리에 운용 부실이 더해져 직장인들의 노후 설계에 적지않은 차질이 우려됩니다

(취재중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연금저축 수익률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전국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가면 '신탁'쪽 수익률 조회가 가능합니다. 연도별, 금융기관별로 배당률이 잘 정리돼있습니다. 이를 참조해 자신의 거래은행의 낮은 수익률이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실적이 크게 저조하다면 보험사나 자산운용사 쪽의 개인연금으로 갈아타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연금펀드의 경우는 원금보장이 되지 않으니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자신의 투자성향, 기관별 운용실적을 잘 따져보고 상품을 선택하고, 계속갈지 갈아탈지 등의 여부도 신중히 결정해야  하겠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광고 영역
광고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