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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동유럽은 기회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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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웬 김일성이냐고요?

지난 10일 국제회의 참석차 서울에 온 한스 마렌츠키 전 동독대사를 만나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마렌츠키 대사는 지난 1986년 12월부터 독일이 통일되기 직전인 1990년 3월까지 북한 주재 동독대사를 지냈습니다.

동독의 마지막 북한대사였던 셈입니다.

마렌츠키 대사를 통해 당시 김일성 주석의 말을 몇 마디 전해들을 수 있었습니다.

◆김일성 "개방은 꼬리내리는 것"

마렌츠키 대사는 당시 김일성 주석을 '꽤 자주' 만났다고 합니다.

또 김일성 주석과 함께 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몇 차례 만났다고 합니다.

김일성 주석은 주로 경제와 기술적 문제, 독일과의 양자 관계 등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특히, 당시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의 변화를 매우 중요시했다는 게 마렌츠키 대사의 전언입니다.

이들 국가들의 변화가 자칫 북한에도 영향을 미칠까 우려했던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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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통일이 결정된 직후 마렌츠키 대사가 김일성 주석을 만났을 때, 김 주석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합니다.

"독일 통일은 잘못된 결과다. 너희들의 잘못이다(You are guilty)."

그러면서 김 주석은

"체제를 강화하지 않고 개방을 하는 것은 꼬리를 내리는 것이다. 북한의 시스템이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가장 안전하고, 타협하지 않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북한은 계속 저항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고 합니다.

이어, 김 주석은

"동유럽은 기회주의자다. 너무 약해서 체제를 안정시킬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마렌츠키 대사는 전했습니다.

◆마렌츠키 대사 "北 핵무기는 남한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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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렌츠키 대사는 당시 북한의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주로 4년간 북한에 있으면서 보고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한 개인적인 평가였는데요,

마렌츠키 대사는 당시에 이미 김정일 후계 체제가 확연하게 결정돼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이 엘리트 정권이긴 하지만 리더에 의해 지배되는 게 아니라, 군 당국 인사와 정부 인사가 집단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게 마렌츠키 대사의 평가입니다.

다시 말해, 그룹 내 군 당국과 공산당에 의해 보완이 되기 때문에 이런 시스템 아래에서는 쿠데타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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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렌츠키 대사는 특히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북한의 핵 개발은 남한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미국이나 일본을 공격할 의지가 없다는 것입니다.

미국이나 일본을 공격할 경우 북한이 전세계의 절반을 상대로 싸워야 하는데 북한으로서는 그럴 이유가 없다는 게 마렌츠키 대사의 평가였습니다.

1960년대부터 북한이 소련에 과학자를 보내 핵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지만, 당시 소련이나 중국마저 핵무기를 지지하지 않았고 북한은 독자적으로 개발해야 했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마렌츠키 대사는 무기를 소량화해 미사일에 탑재하는 기술이나, 겨냥하는 기술 등이 부족해 아직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은 완성되지 않은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고농축 우라늄은 장비나 기술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더 어려울 것이다, 시도는 했겠지만 과정은 더딜 것'이라는 게 마렌츠키 대사의 판단입니다.

마렌츠키 대사는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이나 중국, 러시아, 일본 등 강대국들이 자기들에게 관심을 갖는 걸 무척 즐긴다. 모든 사람이 핵문제에 집중하면 북한의 (인권문제 등) 다른 상황이나, 재래식 무기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북한의 변화 없이는 통일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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