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쏟아진 눈의 양이 많아 걱정을 했지만 봄눈은 어쩔수 없는 봄눈이었습니다. '봄눈 녹듯이 녹는다'라는 옛말처럼 큰 도로에서는 눈이 내린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려도 오후에는 기온이 영상으로 오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겨울에 쌓인 눈보다는 봄에 쌓인 눈이 쉽게 녹기 때문입니다.
" 최근 잦아진 3월 폭설 "
3월에 폭설이 내리는 것은 최근 들어 이상한 기상현상이 아닐 정도로 정례화되는 느낌입니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 2004년 대전.충청의 폭설이나 2005년 동해안.부산의 폭설도 다 3월 초순에 발생했거든요.
2004년 3월 4일 서울에는 18.5cm의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졌는데 정작 제대로 된 눈폭탄은 바로 다음날 대전 등 충청지방을 강타했지요.
2004년 3월 5일 하루에만 대전에 49cm의 폭설이 쏟아지는 바람이 차량들이 고속도로에서 오도 가지 못하고 갇히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거의 이틀가량 고속도로가 마비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는데 미처 눈을 치우기도 전에 쏟아지는 소낙성 눈의 위험성을 크게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바로 다음해인 2005년 3월에는 동해안이 몸살을 앓았습니다.
2005년 3월 4일 동해에는 단 하루만에 61.8cm의 폭설이 쏟아져 피해가 잇따랐구요. 다음날인 3월 5일에는 부산에 무려 29.5cm의 폭설이 쏟아져 도시 전체가 마비됐습니다.
평소 겨울철에 눈 보기가 힘든 부산인데 30cm가까운 폭설이 쏟아졌으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아마 짐작이 가시리라 생각됩니다.
" 상층 찬공기와 하층 더운공기의 충돌이 원인 "
3월에 폭설이 잦은 것은 기온이 오르면서 그만큼 충분한 수증기가 공급이 된다는 점이 중요한 원인이구요.
계절이 봄으로 가면서 상층공기와 하층공기의 기온차가 커진다는 점도 빼 놓을 수 없는 원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번 폭설도 상층에서 매우 강하게 발달한 기압골을 타고 찬공기가 빠르게 한반도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에 머물고 있던 하층의 더운 공기와 심하게 충돌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 놀라운 기상청 예보능력 "
이번 폭설을 예보하는 과정에서 기상청의 향상된 예보능력이 빛을 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사실 이번 눈은 서해에서 다가오는 눈구름보다는 우리나라에서 갑자기 발달하는 눈구름이 쏟아낸 폭설이기 때문에 그 시기와 적설량을 맞춘다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기상청은 눈이 내리는 시기와 적설량을 거의 오차없이 맞추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줬는데요.
그동안 쌓아놓은 사례연구가 큰 도움이 되었다는 분석입니다. 앞서 전해드린 2004년과 2005년 폭설에서 많이 배우고 깨친 예보기술을 이번에 유감없이 써 먹은 셈이죠.
항상 못한다고 질타만 하기 보다는 이번처럼 잘 할 때는 박수를 보내 격려하는 것도 더욱 향상된 예보를 위한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금요일에는 서울 등 중서부 지방에 또 한차례 비소식이 있지만 그 양은 매우 적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 더 자세한 날씨 정보는 SBS 날씨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