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에 몸을 대충 끼워맞추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자기 몸에 꼭 맞는 군복을 입으면 어딘가 어색한 차림은 볼 수 없겠죠."
공군 장병들이 입을 '맞춤형 군복'을 개발 중인 건국대 섬유공학과 박창규 교수는 25일 "무기만큼이나 군인들의 생활이나 전투력에 큰 영향을 주는 피복과 장구류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가 센터장으로 있는 건국대 아이패션 의류기술센터는 공군 피복과 장구류에 자체 개발한 맞춤형 의류 기술을 적용키로 하고 26일 공군과 상호협력 협약(MOU)을 맺는다.
센터는 3차원 컴퓨터 그래픽(3D)이 구현되는 스캐너로 장병 개개인의 신체 치수를 정밀 측정한 뒤 이를 바탕으로 몸에 꼭 맞는 옷을 제작하는 '3차원 바디스캐너 활용 기술'로 맞춤형 군복을 제작, 보급한다.
장병에게 각자 신체 치수와 같은 크기의 '3D 아바타(가상공간의 분신)'를 하나씩 만들어주고서 인트라넷에서 옷을 입어보고 구매하도록 하는 '3차원 디지털 인체 활용 기술'도 핵심 기술의 하나다.
센터는 같은 기술로 지난해 맞춤형 조종장갑을 선보인 바 있으며, 이를 약식정복과 전투화 등 피복과 장구류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박 교수가 정보기술(IT)과 패션의 융합까지 시도하게 된 것은 대학에 다닐 때 우연히 패션쇼를 보고 의상 디자이너의 꿈을 키우면서 비롯됐다.
84학번인 박 교수는 대학 시절 '금남(禁男)의 영역'이었던 의류학과의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학내 신문에 소개되기도 했다.
의류학과 졸업작품전에 작품을 낼 정도로 열심히 배웠지만 디자이너로서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다. 구상한 디자인을 도면에 정확하고 섬세하게 그려내는 손재주가 부족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단점은 그가 'IT(정보통신)+패션'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만 해도 흔치 않던 컴퓨터로 디자인을 시작하면서 품질관리와 통계 등 공학적 요소도 의상에 도입했다.
그는 2008년 전투기 정비사들의 동작과 체형에 최적화된 정비복을 설계하면서 공군과 인연을 맺었다.
작년에 개발한 맞춤형 조종장갑은 조종사들로부터 '피팅감이 좋다'며 좋은 반응을 얻었고 지금은 골프·야구선수들도 그가 개발한 맞춤형 장갑을 끼고 있다.
박 교수는 "조종사가 맞춤형 장갑을 끼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IT와 섬유, 패션의 융합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며 "군에서의 안정된 초기시장을 바탕으로 민간시장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