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장(座長)' 김무성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은 흔히 '친박계 좌장(座長)'으로 불립니다.
그제, 기자가 전화를 걸었더니, "난 좌장(座長)이라고 한 적 없다. 니들(언론)이 그런거지."라며 퉁명스레 답했습니다.
김 의원의 '세종시 중재안'에 화가 난 박근혜 전 대표가 "친박에는 좌장(座長)이 없다"는 말을 한 데 대한 소감이었습니다.
최근 김 의원의 방 서가에는 '매진(邁進)'이라는 두 글자가 걸려 있습니다.
누군가가 꽤 멋드러진 붓솜씨로 써준 글자인데, 족자도 표구도 없이 그냥 종이가 덜렁 걸려 있습니다.
어디로 매진하겠다는 것일까요.
농담 삼아 김 의원의 보좌진들에게 "'향이(向李)'나 '향박(向朴)', 앞에 두 글자를 더 써야 되는 것 아니냐?"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표와 김무성 의원의 갈등은 지난해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이 불거지면서 본격화됐습니다.
김 의원에게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상당히 하고 싶었던 듯 합니다.
박 전 대표가 샌프란시스코에서 한마디로 '안된다'는 뜻을 밝히면서 '추대론'은 없던 일이 됐습니다.
당시, 지금 '매진(邁進)'이 걸려 있는 자리에는 '인고(忍苦)'라는 두 글자가 걸려 있었습니다.
보좌진들이 "남들 보기 좋지 않다"며 떼기를 권유했지만, 김 의원의 고집으로 상당 기간 동안 그대로 걸려 있었습니다.
이 때부터 이미 김 의원은 '좌장(座長)'이 아니었던 듯 합니다.
◎ '무대' 김무성
정치권에서 김무성 의원의 별명은 '무대'입니다.
왜 '무대'라는 별명이 붙었는 지는 추측만 가능할 뿐입니다.
수호지에 등장하는 '무대'는 체격이 왜소하고 덜 떨어진 인물입니다.
그래서, 아내인 '반금련'에게 농락을 당합니다.
김 의원은 그야말로 '팔척거구'의 당당한 체격에, 당연히 '덜 떨어지지'도 않았으니 이 '무대'는 아닌 듯 합니다.
오히려, 겉모습은 '무대'의 형 '무송'과 비슷합니다.
'무데뽀'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사석에서 김 의원의 언행은 거침이 없습니다. 한마디로 '사내'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데도 그닥 계산적이지 못하다는 게 중평입니다.
이런 점만 놓고 보면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참 여린 사람입니다.
어제, 김 의원을 찾아가 '박근혜 전 대표와 결별할 것인가'를 물었더니, 박 전 대표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하는 사이, 눈가가 살짝 젖었습니다.
김 의원의 보좌진들은 "겉보기와 달리 참 순박한 사람"이라고 평가합니다.
이런 면들은 수호지의 '무대'와 일면 닮기도 했습니다.
◎ '이별' 그리고…
박근혜 전 대표와 김무성 의원은 52년, 51년 생으로 동년배입니다.
참 많이 다르면서, 5년 세월 고락을 함께 했습니다.
친박과 친이의 힘 겨루기 속에 한나라당내에선, 또 친박 내부에선 수만가지 정치셈법이 생산됐다 사라지곤 합니다.
박 전 대표와 김 의원은 일단 '이별'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영원한 이별인지 아니면 잠시 떨어지는 것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법조계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수사는 생물(生物)이다"라는 말입니다.
계획을 잡고 수사를 시작하지만 불똥이 어디로 튈 지 예측하기가 불가능해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는 뜻입니다.
정치는 수사보다 활동력이 한층 왕성한 '생물(生物)'인 듯 합니다.
하루에도 천변만화하기 일쑤입니다.
한나라당의 새 원내대표로 나설까, 그래서 친이-친박간 갈등 조정의 중재자 역할을 해낼까, 아니면 이참에 친박을 아예 버리고 친이로 갈아타기를 시도할까.
김 의원의 행보를 놓고 말들이 많지만, 모두 추측일 뿐입니다.
김 의원에게 물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고….
"옛날 선배들이 그러더라. 정치에는 영원한 아군도 영원한 적군도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