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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국민 쪼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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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민심이 세종시 문제 해결의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던 정치권의 호들갑 속에 설 연휴도 끝났다. 정치권의 바람대로 명쾌한 결론이 났는지 모르겠지만 찬반 양쪽에서 벌써부터 시끌시끌하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정면충돌 끝에 맞은 설이어서 그런지 한나라당 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전한 지역 주민들의 설 민심은 "제발 그만 싸우라"는 것이었다. 서로 화합해 세종시 문제를 빨리 매듭짓으라는 주문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세종시 해법'을 둘러싼 민심은 친이-친박 의원들 간에 극명하게 엇갈렸다.

먼저 친이계는 수도분할은 안된다는 게 민심이라며 박근혜 전 대표의 양보를 요구했다. 친이계인 진수희 의원은 "이 중차대한 시기에 웬 수도분할이냐. 그리고 대통령의 의지가 저리 확고한데 집권여당에서 너무 소극적이다. 이제 박근혜 전 대표도 좀 양보를 해야되지 않겠는가"라는 말들을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친박계는 민심은 '원안'이라면서 수정안으로 촉발된 당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한다고 주장했다. 친박계인 구상찬 의원은 수정안으로 촉발된 당내갈등에 국민들이 지쳐 있다면서 청와대가 이제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할 때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 사이에서 벌어진 이른 바 '강도론' 공방을 두고도 가시돋친 설전이 이어졌다. 친이계는 '박 전 대표가 지나쳤다'는 말들이, 친박계는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를 핍박한다'는 말들이 많았다고 각각 주장했다.

야당은 여권의 이런 내분을 꼬집으며 경제난 속에서도 정쟁에 몰두하는 정부, 여당 때문에 민심 이반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한나라당 지지자 조차 여권 내에서 치고받는 것을 혐오스럽다고 했다고 말하는가 하면, 민생현안도 아닌 세종시 문제로 왜 여당끼리 싸우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하루 하루 끼니도 어려운 상황인데 무슨 놈의 강도 타령으로 여당과 대통령이 싸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자유선진당의 한 의원은 여권의 이른바 '강도론' 공방에 대해 '충청권이 강도란 말이냐'고 많이들 분개했다고 험악한 지역 민심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종시를 둘러싼 힘겨루기는 지금부터다. 당장 한나라당 친이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가 16일 워크숍을 열어 세종시 문제를 논의한다. 또 18일에는 한나라당 중립성향 의원모임인 통합실용과 민본 21이 세종시 공동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당내 논의를 본격화한다.

특히 그 동안 속도조절론을 주장해온 안상수 원내대표도 "정식 요청이 있으면 세종시 당론논의를 위한 의원총회를 열 수 있다"고 밝혔다. 안 원내대표의 이런 태도 변화는 이명박 대통령이 설 특별메시지를 통해 세종시 수정안 추진의지를 거듭 밝히자 다소 신중하던 쪽에서 정면돌파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친박계는 의원 토론회에는 참석할 수 있지만 당론 변경을 위한 의원총회에는 참석할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이어서 여당 내 갈등이 정점을 향해 치달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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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정치권 안팎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설연휴를 기점으로 '세종시 수정'을 위한 수순을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모습이다. 

당장 세종시 관련법안들의 입법 예고기간이 16일로 종료됨에 따라 공청회 개최를 비롯해 법제처 심사, 규제개혁 심사, 차관회의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해당부처와의 사전협의를 통해 필요기간을 단축하는 등 2월 말까지 후속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맞서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노당 등 야권은 세종시 수정안 촉구집회에서의 군중 동원 의혹 등을 제기하며 세종시 문제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16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들은 국정조사요구서를 통해 세종시 원안 건설을 백지화한 수정안의 입안과 발표, 홍보 과정에서 나타난 정치공작과 여론조작, 기업특혜 정경유착 의혹 등이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세종시 국정조사 요구는 정치 공세일 뿐이라며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해 여야간 갈등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설 연휴 민심의 향배에 따라 세종시 문제가 해결되기는 커녕 오히려 갈등이 증폭되는 분위기다. 정치권 누구도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1차적 책임은 여당이 져야한다. 그게 수권정당의 책무다. 특히나 국론 분열에 대한 책임은 크다. '설 민심'을 내세워 자기 입맛대로 국민 마저 둘로 쪼개려 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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