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빙상 맏형 이규혁 "모든 준비를 마쳤다"


구글에서 SBS뉴스 즐겨찾기 추가

"운동선수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젊어지는 샘물이라도 마신 것일까.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무려 네 차례의 동계올림픽을 치른 '빙속 맏형' 이규혁(32.서울시청)의 얼굴에는 20대가 부럽지 않은 싱싱함이 넘쳐난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통해 통산 다섯 번째 '올림픽 무대'에 나서는 이규혁의 1차 목표는 무엇보다 시상대에 오르는 일이다.

지난 네 차례 도전에서 '노메달'의 서글픔을 맛본 이규혁은 '만년 우승후보'라는 불명예를 벗고 밴쿠버 땅에 애국가를 울리겠다는 각오뿐이다.

이규혁은 9일(한국시간) 캐나다 캘거리 '캘거리 올림픽 오벌'에서 최종 전지훈련을 마무리하는 인터뷰를 통해 "모든 준비는 끝났다. 자신 있게 밴쿠버에 입성한다"고 밝혔다.

◇ '4전5기' 도전은 계속된다

지난 3일 캘거리에 도착해 일주일의 전지훈련을 끝낸 이규혁의 표정은 밝았다. 대표팀을 이끄는 김관규(용인시청) 감독은 취재진 곁에서 "랩타임이 이번 시즌 최고 기록에 근접하고 있다"고 귀띔하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규혁은 "캘거리에서 훈련하면서 시차적응을 끝냈다. 캘거리가 고지대(1천34m)여서 훈련을 하는데 체력 소모가 많았다"며 "하지만 훈련은 계획대로 진행됐고 자신감을 충전해 밴쿠버로 이동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회가 치러질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은 '슬로우벌(Slowval)'이라는 별칭이 말해주듯 해발 4m의 저지대에 지어져서 기압의 영향으로 얼음의 활도(미끄러짐의 정도)가 떨어진다.

광고
광고 영역

이 때문에 지금까지 이 경기장에서 세계기록이 작성된 적이 없다. 이강석(의정부시청)이 코스레코드(34초80)를 세웠다.

하지만 이규혁은 "경기가 치러질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은 이미 경험을 해본 터라 낯설지 않다. 기록이 잘 나오지 않는 빙질이지만 조건은 모든 선수에게 똑같다"며 "기록경기는 미세한 차이에서 승부가 결정된다. 경기에서 실수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스피드스케이팅은 전통적으로 유럽이 강하지만 단거리 종목은 동작이 민첩한 동양인에게 불리하지 않다.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도 있다"며 "유럽 선수들보다 키가 작다고 해서 불리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이강석은 동료이자 라이벌'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이규혁은 강력한 라이벌이 있다. 바로 대표팀의 후배이자 한국기록(34초20)을 작성한 이강석(의정부시청)이다.

이강석은 지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도 선배를 제치고 500m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지난 2007년 3월에는 500m 세계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더구나 이강석은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를 치르면서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다. 그동안 이규혁의 주종목은 1,000m였지만 이번 시즌 500m 기록이 좋게 나오면서 동계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게 됐다.

500m 세계랭킹 2위인 이규혁은 "솔직히 이강석 때문에 500m에 관심을 두게 됐다. 이강석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동료가 너무 강한 게 부담도 되지만 결국 우리나라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맏형다운 느긋함을 보였다.

◇'마지막 올림픽? 글쎄….'

한국 나이로 33살인 이규혁은 말 그대로 '백전노장'이다. 이 때문에 지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이 끝났을 때도 은퇴설이 솔솔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규혁은 지난달 치러진 2010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 남자 종합 1위를 차지하며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고, 외신들은 이규혁을 유력한 단거리 메달 후보로 손꼽았다.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 무대를 앞둔 이규혁은 "그동안 동계올림픽을 치르면 다음해에 동계아시안게임이 열렸다. 그렇게 대회를 계속 치르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며 "내년 동계 아시안게임에 나갈지는 신중하게 생각해보겠다"라고 여운을 남겼다. 마치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못 따면 절대 은퇴하지 않겠다'는 표정이었다.

(밴쿠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광고 영역
광고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