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동자가 채용돼 일한지 4시간 만에 사망해도 직전 사업장에 비해 업무가 과도했다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1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건설업체인 H사의 철근조립공으로 채용돼 터널공사 작업 중 사망한 심모(49)씨의 부인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업무상 재해 여부를 판단할 때 해당 공사현장에서 수행한 몇 시간의 업무뿐만 아니라 직전에 근무한 공사현장의 업무도 고려해야 한다"며 "터널공사현장의 야간 철근조립 작업이 기존 근로자들에겐 과중하지 않아도 새로 일을 시작한 심씨에게는 신체에 부담을 주는 과중한 업무라고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직전 사업장의 작업환경과 심씨의 업무내용에 관해 아무런 심리도 하지 않고 해당 공사현장에서의 작업시간이 4시간에 불과하다는 이유만으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은 원심의 판단에는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덧붙였다.
30년 경력의 숙련 철근조립공인 심씨는 대형건설사인 S사의 건설현장에서 수개월간 일하다 2006년 5월 하도급업체인 H사에 채용돼 근무 첫날 터널 천정 돔의 철근 조립 작업을 하던 중 약 4시간만에 오한 등 건강이상으로 숙소로 돌아와 휴식하다 뇌출혈로 사망했다.
1심은 회사측이 적절한 구호조치를 하지 않아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다며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였으나, 2심은 짧은 근무시간 등을 이유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