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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살 여왕이 고독에 몸서리 칠 때

[밴쿠버 통신] SBS 취재기자들의 올림픽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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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이 장내에 불려졌다. 

나는 자신 있게  얼음 한 가운데로 나간다.

경기할 때 가장 두렵고 가장 긴장되는 순간은 첫 포즈로 음악을 기다릴 때다.

정말 소름이 끼치도록 두렵고  이 세상에 나 혼자인 것처럼 외롭다...

나를 도와주고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있지만 경기가 시작되는 빙판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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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자다.

그 순간에는 모든 것들이 어둠 속으로 밀려가 버리고 덩그러니 나만 남는다.

그 다음부터는 내 의지로도 어찌할 수 없다.

짧은 경기 시간 동안 일어나는 일들은 오직 내가 만들어낸 결과기 때문에 그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 '김연아의 7분 드라마'中에서-


밴쿠버행 여객기 안의 불이 꺼지고 모두가 앞으로 닥칠 '일복'을 생각하며 휴식에 들어간 시간..

좌석의 도서등을 작게 켜놓고 공항에서 산 김연아의 자서전을 봤습니다.

그녀는 강심장에 여유있고, 어른스러운 세계랭킹 1위, 대한의 딸, 피겨여왕입니다.

아마도 자서전 조차 속에 있는 얘기들을 맘놓고 털어놨을리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조율된 행간에서도 안스러움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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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국민들처럼 나도 그녀의 금메달을 너무나 기대하기에 더욱 미안했습니다.

한 외신은 최근 기사에서 '김연아의 적은 다름아닌 5천만 한국인'이라고 표현했더군요.

그 권위있다는 그랑프리 파이널, 세계선수권을 정복했지만 국민들의 관심은 그것마저 올림픽 무대를 위한 전초전으로 삼켜버렸습니다.

그녀는 아마도 그래서 더 서운했던 모양입니다.

지금까지 이룬 것들도 너무나 힘들었는데, 자기가 생각해도 너무나 대단한 일들인데..

이른바 '피겨 그랜드 슬램' 운운하며 올림픽 메달의 전쟁터로 그녀를 몰아가는 그 해일같은 관심과 기대가 얼마나 부담스럽고 두려울까요?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현장 앵커를 겪어왔지만, 또 이제는 나이 40을 넘기며 날아온 올림픽 출장이지만 현장에서 초조하게 타임을 체크하며 마이크를 가슴에 달 때는 아직도 심장이 콩닥거립니다.

이것이 그녀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나만의 단서가 되겠지만, 시간으로 두배의 인생을 살아온 나도 그녀가 느낄 부담을 감히 이해한다고..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만 속으로 약속하는 것은 결과와 상관없이 그녀를 응원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했던 그녀의 성과를 진심으로 축하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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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우리의 마음을 그녀에게 전해주기엔 이제 시간이 너무 없습니다.

그녀는 훈련장의 문을 닫아놓고 '그래 정 그렇다면 내가 꼭 해내주마'라며  이를 악물고 마지막 훈련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아마도 자신의 스포츠 인생의 가장 즐거운 순간을 이미 즐기고 있는 것이라면 가장 다행스러울 것입니다.


"내가 아는 피겨 스케이팅은 음악과..

그리고 팬들과 교감하면서 무대 위에서 펼치는 한편의 드라마다.

그 짧은 순간에 나의 모든 것을 쏟아넣고

그것을 통해 관객들과 기쁨과 행복감을 함께 나누는 아름다운 스포츠다.

그 사실을 깨닫고부터 한 가지 바람이 생겼다.

앞으로 어떤 색깔의 메달을 받든,  어떤 점수를 받고 어떤 경기를 하든...

끝난 후에는 언제나 저 사진에서의 내 모습처럼 환하게 웃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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