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종파가 뭐길래...


Google 즐겨찾기에 SBS뉴스 추가

이번주 들어 이라크발 뉴스의 대부분은 이슬람 양대 종파인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으로 채워졌습니다.

정확하게는 시아파에 대한 수니파 극단주의자들의 잇단 폭탄 공격이었습니다.

내일 (2월5일)은 시아파 최대 성일인 '아슈라'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의 손자 후세인의 사망일)  40일째로 시아파 신도들은 자신들이 성지로 여기는 바그다드 남부 카르발라에 모여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치릅니다.

이를 위해 이라크 전역에서 시아파 신도들이 수백, 수천씩 무리 지어 카르발라로 맨발 순례를 하는데, 이를 못마땅히 여긴 수니파들이 자살폭탄공격을 감행해 벌써 수백명이 숨지거나 다쳤습니다.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순례에 나섰다 자폭테러를 당한 부상자

특히 지난 월요일(2월1일)에는 여성이 자폭 테러를 저질러 순례 행렬 중에 있던 어린이와 여성이 대거 목숨을 잃었습니다.

올해 뿐 아니라 시아파 순례객들에 에 대한 수니파의 폭탄공격은 몇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폭탄테러 희생자들의 장례식

도대체 같은 이슬람 신자이면서 종파가 다르다는 이유로 여성이나 아이 가리지 않고 무차별 살상을 저지르는 현실을 어찌 해석해야 할까요?

 기실 수니파와 시아파의 큰 차이점이라고는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의 사후, 후계를 그의 핏줄을 이은 후손들 가운데서 이어야 하느냐 (시아파), 아니면 선지자 가문 따질 필요 없이 무함마드의 가르침에 충실하고 인격과 덕망이 높은 자들도 이어받을 수 있느냐 (수니파)에 불과합니다.

수니파의 주장대로 무함마드의 동료와 추종자들 사이에서 후계 칼리파가 선출되면서 수니파는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에서 주류로 군림해 왔고, 반면 시아파는 이란과 현재 이라크에서만 다수파의 위치를 점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라크에서도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집권 때까지만 해도 수니파 세상이어서 시아파들의 카르발라 성지순례는 일체 금지됐었습니다.

후세인의 몰락 이후 시아파가 쿠르드족과 손잡고 권력을 잡았고 수니파의 위세는 급격히 위축돼 왔습니다.

오래도록 누린 우월한 지위를 한순간에 뺏긴 수니파 입장에서는 시아파 수백만명이 카르발라에 모여 떠들석하게 벌이는 그들만의 행사가 달가울리 없었겠지요.

견원지간인 경쟁 종파에 타격을 입히면서 총선을 앞두고 시아파 집권세력의 부실한 치안관리능력을 부각할 수도 있으니 수니파 극단주의자들로서는 시아파에 대한 잇단 폭탄공격이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했을 법합니다.

종교의 기능이란 본디 신과의 소통 또는 깊은 사색, 자기 반성을 통해 인간 존재의 한계와 부족함을 깨닫고 사랑과 관용, 덕으로 인류의 공생, 평화를 도모하는 것일진데 막상 같은 신을 섬기는 자들이 본질과 무관해 보이는 작은 차이를 확대 해석해 대량 살상마저 서슴지 않는 현실은 종교의 영역이라기 보다 차라리 정치 놀음으로 이미 변질된 것 아닌가하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그 어느 종교인들에 비해서도 더없이 신실한 무슬림 이웃들의 경건한 하루하루와 종교를 앞세워 저질러지는 대량살상의 만행들이 오버랩될 때마다 종교란 과연 무엇인가...새삼 씁쓸히 곱씹게 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광고 영역
광고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