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가 과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를 위한 촛불집회 등에 참여하거나 학교에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던 학생의 글과 학적부 자료를 허술하게 관리한 사실이 밝혀져 총학생회가 대학 측에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26일 숙대 총학생회와 대학에 따르면 작년 11월 한 학생이 이사 중인 대학 사무실 앞을 지나가다 버려진 문서를 발견해 총학에 전달했다.
학생문화복지팀 이름으로 작성된 이 문건은 2002년과 2003년, 2008년 등 시기에 재학생들이 커뮤니티 사이트와 교내 신문, 익명 게시판 등에 쓴 글을 모은 자료다.
취합된 글은 촛불집회 등과 관련해 정부를 규탄하거나 학내 문제에서 대학 본부를 비판하는 내용이 대다수였고, 일부 자료에는 주민번호와 보호자 정보 등 학생 10여명의 학적부 내용이 첨부되어 있었다고 총학은 전했다.
총학은 지난 22일 학내 게시판에 문건을 찍은 사진을 공개하고 "학생들이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가 침해되고 소중한 신상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크다"며 대학의 공식 사과와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숙대는 이 문건을 학생문화복지팀이 만든 것으로 확인했지만, 예전 이경숙 총장 때 작성된 자료라 제작 경위를 알 수 없다고 해명했다.
김현숙 학생처장은 학교 웹사이트에 게재한 글에서 "과거에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일이라도 재발 방지 조처에 최선을 다하겠다. 세부 계획이 나오는 대로 공지하겠다"고 전했다.
김 처장은 "총학이 이 사안을 학내 게시판에 공개한 것은 유감이다. 입수한 문서를 학교의 요청에도 반환하지 않는 것은 정당한 행동이 아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재학생 사이에서는 문건 작성이 '반(反)민주주의적 행태'라는 비난도 있다.
김모(경제학과 3)양은 "학생들의 학적부를 통해 사생활 정보를 모아놓은 것을 보고 소름이 끼친다. 이사하는 과정에서 신상정보가 담긴 문건을 내버려둔 것에도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인문사회계열 대학원생이라고 밝힌 이모씨도 "촛불집회 등 개인의 정치적 성향에 학교가 불만을 느끼고 감시한 것은 구시대적 행태고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