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가장 쉽게 접했던 놀이가 바로 제기차기다. 구하기도 쉽고 만들기도 쉽기 때문이다. 특히, 추석이나 설 명절에 널뛰기나 윷놀이 등 어른들이 즐기는 놀이에 같이 동참하지 못했던 시절에도 제기차기는 어린 아이들에게 명절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추억의 놀이였다.
더군다나 어린 시절에는 당시 흔히 볼 수 있었던 엽전이라든가, 십 원짜리 동전을 이용해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비닐봉지나 라면봉지 등을 가위로 이용해 숱을 만들어 그 안에 동전을 넣고 말아 고무줄이나 실로 목을 묶으면 쉽게 제기가 완성되기 때문에 제기차기 놀이는 어린 아이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왔다.
또한, 제기 하나로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어 그야말로 제기 하나면 날 새는 줄 모르고 놀았던 기억이 난다.
우리가 제기하면 흔히 발로 제기를 차서 많이 차는 사람이 이기는 단순한 놀이만 떠올릴 것이다. 물론, 제기차기도 한발로 차기, 양발로 차기, 헛다리짚고 차기 등 다양하게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삼삼오오 아이들이 모여들면 대개는 개인전으로 놀이를 해서 가장 적은 수를 찬 사람이 술래가 돼 이긴 사람에게 제기를 던지고, 제기를 받은 승자가 발로 차서 술래가 아닌 다른 승자들에게 제기를 보내 술래를 농락(?)하는 식으로 제기 놀이를 즐긴다.
이때, 술래가 던진 제기를 차서 자신의 족장으로 세족장 이상 차지 못하면 아웃이 된다.
이런 놀이방식은 제기차기의 기본적인 놀이이고, 제기를 가지고 또 다른 놀이도 즐길 수 있다. 지역마다 마을마다 놀이방식은 각기 다르겠지만 말이다.
내가 살던 충청도 산골마을에서는 제기로 발야구를 하기도 했다.
규정은 야구와 같다. 서너명씩 양편을 가르고 가위바위보를 통해 공격과 수비를 정한다. 공격팀은 야구와 같이 타순을 정하고, 수비팀도 마찬가지로 투수와 1루 등 수비 위치를 정한다.
포지션이 정해지면 이긴 팀이 먼저 공격에 나서는데, 투수가 일명 아리랑볼로 던지는 제기를 홈에서 발로 찬 뒤 1루로 질주한다.
이때 발로 찬 제기가 공중에 떠서 상대편 수비에게 잡히면 물론 아웃이 되고, 홈 앞에 적정한 거리에 선을 하나 그려 그 선을 넘지 못하면 파울이 되거나 아웃이 된다.(파울, 아웃은 양팀이 경기 전 정하기 나름)
기회는 단 한번으로 제한할 수도 있고, 야구와 같이 세 번의 기회를 주기도 한다. 이런 규정 또한 양팀의 협의 하에 이루어지게 된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3회, 5회, 7회까지의 회수를 진행하게 되고, 모든 경기가 끝나 승패가 가려지면 패자가 승자를 업고 마당을 한 바퀴 돈다거나, 꿀밤 때리기 등의 벌칙을 정해 수행하게 된다.
내기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자라나는 아이들의 정서에도 좋지 않으므로 삼가는 편이 좋다.
이외에도 대학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컵차기식으로 여러 명이 둘러서서 제기를 차는 놀이도 있고, 아무튼 제기 하나로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어 어린 시절을 건강하고 즐겁게 보냈던 기억이 난다.
특히, 내 머릿속에는 기나긴 겨울방학 중간에 전교생이 학교에 모여 민속놀이 경연대회를 펼쳤었는데, 이 때 난 제기차기에 출전했고 120여개를 차서 2등을 차지했던 추억도 아직까지 남아있다.
야외활동하기 좋은 요즘 아이들과 함께 야외로 나가 제기를 차며 어린시절의 추억속으로 빠져보는 건 어떨까.
김동이 SBS U포터 http://uporter.sbs.co.kr/east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