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에 발생한 아이티 지진 사태에 대하여 국내외 미디어가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아이티라는 나라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아비규환, 아수라장의 현장을 우리 국민에게 알리기 위하여 SBS도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티 보도와 관련하여 반성하고 개선해야 할 점을 지적합니다. 그것은 자연재난에 대한 보도가 범하기 쉬운 센세이셔널리즘이었습니다. 센세이셔널리즘은 '현상에 대한 사실적 이해보다는 사람들의 호기심이나 감정을 자극하고 흥분시키는 내용을 중심적으로 보도하는 방식'입니다.
지난 금요일 8시 뉴스는 (한국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나라인) 아이티의 지진 재난에 대해 '생지옥 아이티', '구호물자는 없고', '시신즐비.. 아비규환'으로 묘사하여 대지진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게 했습니다. 토요일 보도도 '지진 사망자 20만 명', '치안불안... 탈출 러시' 등의 제목으로 수도인 포르토프랭스의 처참한 현장을 비춰 주었습니다. 불안한 치안상황 때문에 유엔 소속 의료진도 철수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전했습니다.
반면에 이 참사에 곤경을 겪고 있는 아이티 국민들의 아픔과 절박함을 아이티 국민들의 입장에서 구체적으로 밝히는 취재보도는 매우 빈약했습니다. 외부의 지원과 피해복구에 대한 아이티 국민의 생각이나 바램에 대한 포괄적인 보도는 아예 없었습니다. 인터뷰한 경우에도 먹을 것과 의료만을 요구하는 흥분한 목소리와 행동을 단편적으로 전하는데 그쳤습니다.
이번 아이티 관련 보도는 외국 기사와 영상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보다 선별하여 편집하는 노력이 아쉽습니다. 토요일 보도에서도 CNN 등 외국 방송사의 비슷한 영상이 계속 사용되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정부 측의 지원만을 강조하는 보도도 피해야 합니다. 특히 18일 월요일 보도는 정부지원액을 100만 달러에서 1000만 달러로 늘리면서 선심성 지원 냄새를 풍긴 정부의 발표를 여과하지 않고 그대로 전달한 것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개인, 종교단체, 기업, 시민단체의 성금활동과 지원활동을 중요하게 다루어 대한민국 국민이 선심이 아니라 진정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알려줬으면 합니다.
아이티 참사에 대한 보도는 당분간 계속 될 것입니다. 상황이 심각한 것은 사실입니다만 아이티 국가와 국민들에 대해 부정적 일변도의 보도, 과장과 미확인 추정 보도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외국의 재난에 대한 보도에서 쉽게 빠지게 되는) 센세이셔널리즘을 피하는 노력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개인의 감정에 중점을 두는 센세이셔널 보도는 '영혼이 없는 저널리즘'이라는 비판을 받습니다. 아이티에 대한 보도가 '저주받은 땅, 구제불능의 국가, 폭도같은 시민'으로만 아이티를 인식하게 한다면 더 이상 보도를 하지 않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지난 1월 4일부터 운영에 들어간 사회복지통합전산망 '행복e음'이 운영 첫날부터 작동이 안되어 말썽이라는 지난 15일 보도는 뉴스가 환경감시기능을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가를 제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이 통합전산망은 26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세금을 들여 복지 업무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설치했습니다. 시스템의 오류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장애인 증명서나 복지카드를 발급하는 업무가 마비된 것입니다. 하루 평균 2천 건에 가까운 오류접수가 이어져 첫 가동 후 보도할 때까지 접수된 것만 2만 6천 건을 넘어섰습니다.
이 보도는 통합전산망의 실태파악을 위해 대구를 방문한 보건복지가족부 장관과의 인터뷰를 전하고 있습니다. 장관은 “마지막 완료단계이며, 계속 수정보완하고 있다면서 어떤 프로그램도 한번은 거쳐가는 과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도움이 절실한 분들의 절박한 고충을 동감하지 못하는 안이한 현실 인식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또한 “오는 20일에 복지 급여가 처음으로 지급될 예정이어서 전산망 오류가 계속될 경우 큰 혼란이 예상된다”는 엔딩 멘트를 통해 뉴스의 감시기능을 미래로 연장하였습니다. (이런 경우) 추가적인 후속보도를 통해 우리 사회의 행정환경을 감시하여 잘못된 점을 끝까지 추적하는 엄정한 SBS 뉴스 시스템의 전통을 세워가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