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0일 법원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보도한 PD수첩 제작진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과 관련,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내심 당혹해하는 모습이다.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 공식 반응을 피하고 있으나 이번 판결이 '광우병 파동' 과 관련한 그동안의 정부논리를 뒤집은 것이어서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
특히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에 대한 무죄 판결, 용산참사 수사기록 복사열람 결정 등 최근 법원 판결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어 이른바 '법검(法檢) 갈등' 이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서울중앙지법의 PD수첩 판결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 문제에 대해 답변하지 않겠다"면서 "침묵으로 답변을 대신 하겠다"고 말했다.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듣기에 따라서는 이날 법원 판결에 대한 당혹감을 우회적으로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민정라인 핵심 참모도 "사법부의 독립성이 있기 때문에 청와대에서 가타부타 말할 사안은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오늘 판결에 대해 충분히 납득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은 지난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가 PD수첩을 상대로 낸 소송에 대한 법원 판결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서울고법은 MBC에 대해 광우병 관련 보도 가운데 ▲한국인은 MM유전 자형 비율이 높아 광우병 위험이 크다 ▲미국에서 인간광우병이 발생해도 정부가 독자적 대응을 할 수 없다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모르거나 은폐하고 있다는 등 3가지 내용은 정정보도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또다른 참모는 "원칙적으로 법원의 판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이 문제가 사법부 전반의 신뢰 훼손이나 법원과 검찰의 갈등으로 비화되지는 않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의 잇단 법원 판결에 대해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면서 "단독 판사들의 판결이고 검찰이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에 항소심을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