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격투끝에..' 딸 축의금 강도잡은 아버지

'용감한 시민상' 수상


구글 선호 소스에 SBS뉴스 추가
동영상 표시하기

◆ 은행털려다 고객에 덜미

새마을 금고가 업무를 막 시작한 9시가 조금 넘은 시각.

검은 옷과 복면을 쓴 한 남성이 금고 안으로 들어섭니다.

순식간에 창구를 뛰어넘더니, 직원들이 혼비백산한 사이 책상에 있던 돈뭉치를 가방에 쓸어 담습니다.

달아나려는 순간, 어디선가 발차기가 날아옵니다. 이어서 벌어지는 추격전...

그제(18일) 오전 서울 신공덕동 새마을금고 CCTV에 생생하게 담긴 장면입니다.

도망가는 강도를 뒤쫓는 고객과 금고 직원들의 추격전에 강도는 150미터를 채 못가고 잡혔습니다.

광고
광고 영역

◆ 내 일이 될 줄이야..

강도를 잡은 이 용감한 고객은 딸의 축의금을 은행에 맡기러 온 51살 김상일 씨.

일요일에 결혼한 딸의 축의금을 입금하러 은행에 온 길이었습니다.

날카로운 흉기를 빼든 괴한이 들이닥쳤으니 당황할 법도 했을텐데, 김 씨는 침착하게 강도가 창구를 다시 넘어오기를 기다렸다가 뒤에서 공격했습니다.

이에 직원들이 책을 던지며 함께 공객을 했고, 150여 미터의 추격전 끝에 잡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지만, 실제 무기를 휴대한 강도를 공격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요.

흉기에 손이 베이는 줄도 모르고 강도를 뒤쫓았다는 김 씨는 신변의 위협을 느낄 겨를도 없었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그렇게 했다고요.

마포경찰서는 김 씨와 새마을금고 직원 조상현 씨에게 '용감한 시민상'을 수여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주변 이웃들은 '강도가 참 운이 나빴다'고 했다고 하네요. 헬스클럽을 운영하면서 50대지만, 20대 못지않은 건강을 뽐냈다고 하니...

20대 강도와의 추격전에도 뒤지지 않았겠죠..?

◆ 생활고 때문에...

이런 말 많이 들어보셨죠?

"....생활고에 시달리다...."

사건기자 3년차, 수많은 피의자를 만나 봤습니다.

유치장에서 잠시 나와 조사 받는 피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게 되면, 70%는 생활고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사람들입니다.

피의자 27살 장 모 씨 역시 그랬습니다.

몇년 째 가족과 연락이 끊긴채 직업도 없이 혼자 생활하면서 6개월 월세가 밀렸고, 얼마전부터는 밥에 김치반찬을 겨우 먹을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렸답니다.

도둑이나 강도를 '저..저.. 극악무도한..' 이렇게 비난하면서도 생활고 때문에 어쩔수 없었다며 고개를 떨구는 피의자를 보면, 조사하는 경찰도 '씁쓸하다..'고 말합니다.

생계형 범죄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얼마전엔 대형유통마트 등에서 식료품을 훔치는 노인들이 보도되기도 했었죠.

한 대학교에서 낸 자료에 따르면, 61살 이상 범죄노인이 지난 99년 5만2500여 명으로 전체 범죄의 2.3%에 불과했는데, 지난 2006년에는 8만2300여 명인 4.2%로 증가했다고 하네요.

광고
광고 영역

매년 늘고 있는 생계형 범죄에 대한 대책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1월에는 기초생활수급자 등 생계형 범죄자를 약식기소할 때는 벌금을 기존의 절반에서 3분의 1 정도로 낮추는 등 법률개정도 잇따랐지요. 이와 더불어 생계형범죄의 '원인'에 대한 고민도 논의돼야 할 겁니다.

생계형범죄야 말로 '사회'가 떠 안아야할 시급한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광고 영역
광고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