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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 아이티 방문, '희망' 메시지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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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7일(현지시간) 강진으로 국토가 초토화된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찾아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반 총장의 표현대로 '수십년래 최악의 인도적 재앙'인 이번 지진으로 평화 유지활동을 하던 수십명의 유엔 직원이 매몰돼 사망한 현장에 유엔 최고 책임자의 자격으로, 또 인류의 평화와 인권의 마지막 보루인 유엔 총수의 자격으로 찾아간 그의 방문 자체가 절망에 빠진 아이티인들에게는 큰 선물이었다.

보잉 737 전세기편으로 이날 낮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도착한 반 총장은 유엔 아이티안정화지원단(MINUSTAH) 에드먼드 멀렛 단장 직무대행의 영접을 받은 뒤 곧바로 5층 짜리 유엔 건물의 붕괴 현장을 방문했다.

이 곳은 헤디 아나비 MINUSTAH 단장을 비롯한 수십명의 평화 유지군이 숨진 장소다.

반 총장을 수행한 유엔의 참모진들은 유엔 직원의 시신이 발굴되거나 아직도 묻혀 있는 이 건물 앞에서 눈물을 흘렸고 일부 인사들은 오열했다.

유엔의 한 관계자는 "이번 반 총장 수행진은 대개 이번 지진으로 희생된 직원들과 같은 나라 출신의 인사들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반 총장이 붕괴 현장에 다녀간 후 15분 뒤에 덴마크 출신 유엔 직원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벤 크리스텐슨으로 알려진 이 직원은 구조대원에게 발견됐을 당시 의식이 있었고, 팔을 움직였지만 말은 하지 못했다며 별다른 외상 없이 구조됐다고 유엔 직원들은 전했다. 피해 현장을 헬리콥터로 둘러보던 중 이 소식을 접한 반 총장은 "작은 기적"이라며 크게 기뻐했다고 한다.

이어 수천명의 아이티인들이 천막을 치고 임시로 거처하고 있는 내셔널 팰리스 앞 광장에 잠시 멈춰 기자회견을 가진 반 총장은 "많은 사람이 절망에 사로잡혀 있고, 점점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며 "아이티 국민들이 좀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줄 것을 진심으로 당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 세계식량프로그램(WFP)은 향후 2주내에 100만 아이티들을 먹일 수 있는 식량 제공을 계획하고 있으며, 한 달 내에는 200만명의 아이티인들을 구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폭동을 피하려면 어느 정도의 식량이 필요한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300만-350만명분의 식량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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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총장의 기자회견 중간에도 이곳에 있던 일부 성난 아이티 군중들은 먹을 것과 물, 잠잘 곳이 필요하다며 아우성을 지르기도 했다.

반 총장은 "대통령궁 앞 거리에서 많은 사람들을 보고 만났다"며 "그들의 얼굴을 통해, 또 말하는 얘기를 통해 아이티인들은 보다 더 나은 미래를 찾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내가 여기에 온 이유는 이들에게 희망을 말해주고 보다 더 나은 미래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당신들과 함께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내가 이곳에 왔다"며 "당신들은 외롭지 않다"고 깊은 연대와 유엔의 전폭적인 지지도 약속했다.

그는 현재 아이티에서 가장 시급한 3가지 과제는 가능한 더 많은 사람들을 구호해 내고, 인도적 지원을 더 강화시키고, 각국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구호물자와 성금을 효율적으로 조정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단 한푼의 성금이나 단 하나의 구호물품도 헛되이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반 총장은 뉴욕 출발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매우 무거운 마음으로 아이티로 떠난다"면서 "이번 사태는 수십년래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 중 하나이며, 생명의 손실과 파괴, 피해가 너무 엄청나서 말하기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전 세계 각국은 유례없는 강진으로 타격을 입은 아이티에 이례적으로 빠른 지원을 약속하고 있지만 공항.항만.도로 등 인프라 및 장비 부족과 현지 치안 상황의 악화로 구호 작업이 지연되고 있고, 물과 식량, 의약품 등 생필품난에 지친 아이티인들은 폭도로 돌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 총장은 마지막 일정으로 르네 프레발 아이티 대통령과 만나 국제사회의 아이티에 대한 지원을 재삼 약속했고, 작년까지 자신의 대변인을 맡았던 아이티 출신의 미셸 몽타스와도 감격의 재회를 했다.

반 총장은 이날 저녁 긴 하루 일정을 마치고 아이티를 떠났다. 그가 타고온 전세기에는 숨진 유엔 직원 40명의 시신도 함께 태워졌다.

반 총장은 18일에는 유엔 안보리의 아이티 긴급 구호를 위한 특별회의에 참석해 전폭적 지원을 당부할 예정이다.

(포르토프랭스<아이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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