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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보증에 무담보라더니..' 너무 까다롭네"

첫 발 내딛은 '미소금융' 서민에게 '미소' 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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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보증, 무담보에 저금리로 사업자금을 대출하는 미소금융이 지난해 12월 중순 기업과 금융권을 중심으로 잇따라 출범한 이후 한달 정도가 지나 속속 실제 대출 수혜자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국 11개 미소금융지점에서 20명 남짓한 사람이 대출결정을 최종 확정받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제도가 장기적으로 잘 정착되기 위해서는 '좋은 취지'만 가지고는 될 수 없습니다. 이제 첫 발을 내딛고 대출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정착을 위한 과제를 받드시 짚어봐야 하는 이윱니다.

"그럼 도대체 누가돼요?"

취재를 위해 미소금융재단을 찾아 신청자들을 만나보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입니다. 부실을 막고 도덕적해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란 건 알겠는데 대출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반응들이 그것입니다.

일단 미소금융은 생계자금용 대출은 아닙니다. 창업하거나 이미 자영업을 운영중인 사람들 가운데 자활의지가 분명한 사람들에 한해 다시 재기할 수 있도록 사업자금을 도와주는 개념입니다. 생활비가 없는 극빈층, 고금리 대출을 갈아타보려는 사람들은 모두 부적격대상입니다.

창업자금으로 대출을 한정한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입니다. 금융의 영역이 '복지'의 영역을 침범하게 되면 상당한 혼란과 도덕적해이가 야기되고 결국 기금의 건전성은 약화되고 제도의 지속가능성은 담보할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세부조건을 보면 다소 억울한 사정이 등장할 만도 합니다. 우선 신용등급이 1~6등급인 사람은 신청 조차 못합니다. 신청대상을 7등급 이하로 끊었기 때문입니다. 현장에서는 자신은 6등급이고 상황이 어려운데 아예 신청조차 못하게 하는건 너무 일률적이지 않냐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6~7등급 경계선에 놓인 사람들에 한해 좀더 심층 상담을 통해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도 필요해 보입니다.

신용불량자들은 일단 자활의지가 없다고 보기 때문에 안됩니다. 다만 파산자나 신불자들이 빚을 잘 갚아서 극복을 한 경우엔 해당될 수 있습니다.

창업자금의 경우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창업자금의 절반은 반드시 본인이 마련하도록 하는 장치를 뒀습니다. 즉 천만원이 필요하면 5백만원은 자신이 마련하고 나머지를 빌릴 수 있는 개념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돈이 없어서 창업을 해볼려고 하는거고, 일반 금융기관 이용하기가 어려워 미소 금융 문을 두드리는건데 절반은 돈을 마련해가지고 오라는건 다소 가혹하다는 불평도 어느정도 수긍이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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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수도권에만 도움주나?'

처음 수원 미소금융재단이 문을 열었을때 경상도에서 새벽부터 찾아온 사람이 있었습니다. 대전에 문을 연 국민은행을 제외하곤 모두 서울과 수도권에 미소금융재단 위치가 집중돼있기 때문입니다. 향후 현대자동차는 울산 등지에 지점을 짓겠다고 계획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방은 지극히 소외돼있습니다.

때문에 대출창구의 접근성을 높여주는 것도 시급한 과젭니다. 아무리 늘린다고 해도 30여개 점포망으로는 접근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인터넷이나 전화 등으로도 대출가능여부를 사전에 진단하고 상담받을 수 있도록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심사 전문인력, 심사시스템 부족

현재 제도 출범 초기여서 신청자는 몰리고 있는데 인력은 이에 크게 못미치고 있습니다. 지점마다 5명 남짓의 인원으로 심사, 상담, 추후 관리과정까지 맡아야 한다는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심사 시스템도 신용회복위원회의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지만 주된 이용고객인 저신용계층 자료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금융권에서 휴면예금 등을 기부했듯 전문인력이나 임금피크제 등에 걸린 사실상의 유휴인력이나 인턴사원 등을 현장에 파견해 돕거나 은행의 개인신용평가 노하우도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또 기존에 개별적으로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을 해온 정부 부처나 지방자치단체, 복지사업자 등과의 통합전산망이 갖춰져 있지 않아 대출신청자에 대한 중복 대출 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젭니다. 현재 통합전산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지만 오는 6월에나 가동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보다 적극적인 홍보, 도덕적 해이 방지

이외에도 미소금융이 사회적인 관심을 끌자 '미소금융'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유사 미소금융이 출현하는 등 잡음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출 희망자들도 재단을 방문하기 전에 본인이 대출 대상이 맞는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기준이 박해서 서운하긴 하지만 미소금융의 대출조건에 맞지 않는다면 다른 서민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연소득이 2000만 원 이하이고 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일 경우 시중은행의 '희망홀씨대출'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금리가 연 8%~19.9%로 미소금융보다는 높습니다.

연체된 빚이 없는 신용등급 9~10등급의 자영업자는 '금융소외 자영업자 특례보증’ 제도에 관심가질만 합니다. 농협·신협·새마을금고·지방은행 등에서 500만 원까지 연 7.3%의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저신용계층이 빌려쓴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갈아탈 수 있게 해주는 자산관리공사의 '전환대출' 제도도 약 15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만큼 문을 두드려 봐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한국판 '그라민 뱅크' 되려면

취재를 위해 삼성미소금융재단을 방문한 날, 그곳에서 첫 대출자가 나왔습니다.

31세의 한 여성. 어린 나인데도 어머니를 모시고 9살 딸을 키우는 싱글맘입니다. 카드 빚이 쌓여 신용등급이 낮아져 일반 은행도 이용하질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일을 해보고 싶지만 자금이 없어 정규직업도 갖지 못하고 생활형편은 나아질 기미 없이 악순환만 반복되고 있었다고 합니다.

평소 요리솜씨가 좋았던 그녀는 동네 학교앞 분식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근근이 모은 400만 원에 미소금융 대출 500만 원을 보태 결국 작은 떡볶이가게를 인수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금은 작게 시작하지만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한정식집 근사하게 차려 꿈을 이루고 싶다'며 소박하게 웃는 그녀를 인터뷰하면서 미소금융제도가 제기되는 많은 문제점을 극복하고 잘 정착됐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커졌습니다.

제도가 운영될수록 금리나 상환조건에 좀 차별화를 둔 상품을 개발해서 경계선에 놓인 사람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 합니다. 하지만 반드시 그 전제는 도덕적해이 방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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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요건에 대한 홍보를 더욱 강화하고 박하다는 소리를 들어도 철저히 자활의지를 평가해야 합니다. 돈을 빌려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후 관리를 계속 해나가 부실율을 낮추는 것이 한국판 '그라민뱅크'로 성공하고 자리매김 할 수 있는 과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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