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정보기관원을 유아 유괴범으로 묘사한 터키의 TV드라마로 양국이 또다시 마찰을 빚고 있다.
12일 예루살렘 포스트 등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터키의 한 TV방송사는 최근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요원을 유아 유괴범으로 묘사하고, 이스라엘의 전쟁범죄 혐의를 부각한 TV드라마 '늑대들의 계곡'을 방영했다.
이에 이스라엘 외무부는 전날 자국 주재 터키 대사를 소환해 엄중하게 항의하고, "양국 관계를 훼손하는 그런 드라마를 용납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양국은 지난해 10월에도 터키의 한 국영TV가 이스라엘 병사들이 팔레스타인인 여자아이를 총으로 쏘아 살해하는 장면을 담은 드라마를 내보내 한바탕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이스라엘 외무부의 성명 발표는 같은 날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이스라엘이 중동평화를 위협하고 있고, 팔레스타인에 불균형한 무력을 사용하고 있다고 맹비난한 것과 맞물려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에르도안 총리는 터키를 방문한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영공 침해 행위와 가자지구 전쟁 때 백린탄을 사용한 사건 등을 비난하고 이스라엘에 핵무기 보유를 시인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이 TV드라마의 내용을 문제 삼아 터키를 압박하자 이 드라마를 만든 제작사인 파나 측은 성명을 통해 "드라마 '늑대들의 계곡'은 앞으로도 진실을 말하고 누가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드러낼 것"이라면서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나아가 제작사 파나는 성명에서 "유엔의 깃발 아래 피신해 있는 어린이들에게 폭탄을 투하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던 이스라엘이 왜 사실을 묘사한 드라마에 불편함을 느끼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은 지난 가자지구 전쟁 때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에 피난을 온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공격해 다수를 숨지게 한 바 있다.
이스라엘과 터키는 1998년 군사협력 협정을 체결한 이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 해왔으나 터키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작전을 수시로 거세게 비난하면서 긴장 관계를 보이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