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값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습니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가축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우 (600kg 수컷)의 월 평균 산지가격이 573만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01년 554만 원이 최고 기록이었는데, 9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가히 금값이라고 할 만 합니다.
취재를 위해 경기도 고양시의 한 축산농가를 찾았습니다. 한우 50마리를 키우고 있는 이재은씨는 한 눈에 보기에도 표정이 밝았습니다. 작년과 재작년 한우 1마리 가격이 3백 60만원 대까지 떨어져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던 때와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썰렁~하던 마을이 요즘은 한 집에서 우시장에 나가서 소를 팔고 오면 동네에 잔치가 열릴 정도로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한우 가격이 왜 이렇게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일까요? 통계청은 우선 수입산 쇠고기에 대한 수요가 많이 준 대신, 한우와 육우(고기용 젖소)에 대한 소비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한우 이력 추적제와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가 강화되면서 기본적으로 한우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높아진 것도 가격 상승의 주요한 요인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축산농가들이 마냥 즐거운 것은 아닙니다. 한우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요즘 농촌에서는 너도 나도 소 키우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기존 한우 농가에서는 사육 두수를 늘리려 하고 있고, 닭이나 돼지, 젖소를 키우던 농가들도 ‘한우’로 업종을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국내 한우 사육두수는 260만 마리… 농가에서 원하는 산지가격 선을 유지하려면 200만 마리 정도로 사육두수를 유지해야 하는데, 현재 추세대로 한우 사육 확대가 이뤄진다면 260만 마리를 훨씬 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국한우협회에서는 전국 각 지부에 공문을 보내서 무분별하게 한우 사육두수를 늘리지 말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고 합니다.
한우 산지가격 상승은 곧 소고기 값 상승이기 때문에 당연히 소비자로서도 반가운 소식은 아닙니다. 당장 다음달 설을 앞두고 선물용 한우 갈비세트는 최고 25% 올랐고, 한우 정육세트도 15% 정도 올랐다고 하니... 이번 설에는 소고기 구경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네요.
항상 느끼는 거지만 왜 산지가격이 상승하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판매가격이 빠르고, 신속하게 오르는 걸까요? 산지가격이 폭락할 때는 매장 판매가격이 그렇게 빨리 떨어지지는 않는 것 같은데… 저만 그런 생각이 드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