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2월인 검찰의 정기인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이번 인사의 폭과 규모에 검찰 안팎의 이목이 쏠린다.
10일 법무부와 검찰에 따르면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인사가 단행될 것이란 점에서는 이의가 없는 분위기지만, 윤곽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게 없어 시기나 폭, 규모 등을 놓고 설왕설래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검찰 조직을 조기에 안정시키는 데 주력해온 이귀남 법무장관과 김준규 검찰총장이 6월 지방선거에 앞서 친정체제를 강화하고, 취임 후 내건 개혁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다음 달 본격적인 새판짜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이 경우 법무부 실·국장과 대검 참모진, 서울중앙지검의 주요 보직이 바뀔 교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총장이 신년사를 통해 군수업체나 공기업, 해외비자금 관련 비리 등을 겨냥해 '숨은비리·신종부패'에 대한 강한 척결 의지를 보인 것은 이 같은 전망에 무게를 싣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대전고검 차장 자리가 공석이고, 사법연수원 13기 중 고검장 승진에서 탈락한 일부 검사장들이 물러나면 3~4석의 검사장 자리가 비기 때문에 검사장 승진 등 후속 인사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란 구체적인 그림도 제시됐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선 김 총장 취임을 전후한 작년 8월 이미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를 포함한 대규모 인사를 단행한 터라, 불과 반년 만에 다시 대규모 자리이동을 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검찰은 작년 6~9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맞물린 임채진 전 검찰총장의 퇴진과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됐던 천성관 전 서울중앙지검장의 중도낙마, 고검장들의 집단 사퇴가 겹치면서 초유의 지도부 공백 사태를 빚는 등 큰 혼란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고검장 9자리가 모두 바뀐 것을 포함해 20명 이상이 검사장이나 고검장 승진을 하는 등 급격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검찰 요직의 '빅4'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 대검 중수부장, 공안부장, 법무부 검찰국장을 비롯한 주요 보직이 모두 물갈이가 됐다.
인사 기간이 짧다 보니 일선 지검에선 작년 초에 선임됐다 교체된 6개월짜리 부장도 속출했다. 당시 인사는 대체로 예상 가능한 인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지역과 학교, 사법연수원 기수까지 두루 반영하는 등 서둘러 조직을 안정시키는데 역점을 뒀다는 평이었다.
그 덕분에 검찰은 예상보다 빨리 조직의 안정을 찾고 본연의 사정활동으로 복귀할 수 있었지만, 법원에 비해 '지나치게 젊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받았다. 실제로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들의 평균 연령은 52세에서 50세로 낮아졌다.
이를 감안하면 다음 달 검찰 인사가 있더라도 폭이 커지긴 어렵고, 수평적인 자리이동을 주로 하는 순환보직 형태의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통상 검찰 인사는 고검장급에서 나가는 인원이 생기면서 후배 기수들을 밀어올리고 일부 신규 검사장을 승진시켜 전진 배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법연수원 13~14기인 9명의 고검장 모두 승진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아 검사장급 이상에서 인사 요인이 생기기 어렵다는 것이다.
검찰 고위 관계자가 "검찰의 당면한 위기 상황을 감안할 때 지금 인사가 시급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다만 간부급 인사 폭은 크지 않아도 중간간부 이하 평검사들의 자리이동은 상당 폭 이뤄질 것이란 전망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작년 8월 인사가 검찰 고위간부와 주요 보직의 중간간부에 초점이 맞춰졌던 것을 고려할 때 이번 인사는 당시 인사 대상에서 누락됐던 사법연수원 20기 전후의 중간간부와 평검사들이 주요 대상이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대검 관계자는 "인사 기간이 짧은 데다 특별한 인사 요인이 없어 이번에는 중간간부 이하 평검사 위주로 인사를 하고, 6월 지방선거가 끝난 뒤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를 포함한 본격적인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