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여 생산한 제품을 부숴버려 가슴 아프지만, 불량품을 만든 업보이기에 어쩔 수 없지요." 8일 오전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벤처기업인 ㈜에스에너지에서는 지난 1년간 생산한 불량제품을 '박멸'하고 품질향상을 결의하는 이색행사가 열렸다.
태양전지 모듈과 시스템을 설치하는 전문기업인 에스에너지는 이날 임직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사 광장에서 지난 1년간 생산한 불량 태양전지와 태양전지 모듈 800여장을 모두 부숴버렸다.
코스닥에 상장돼 있는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규모는 1천400억 원으로, 불량률이 0.08%인 것을 고려할 때 이날 부숴버린 제품의 액수만 해도 12억-13억 원에 달한다.
이날 행사는 품질기준을 따르지 못한 제품의 폐기를 통해 임직원들의 품질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한편 직원들의 구태의연하고 무사안일에 젖은 사고방식을 '폐기'하려고 마련됐다.
이재복 공장장은 "태양전지와 태양전지 모듈의 불량품은 먼지나 머리카락 등 아주 작은 것들이 생산과정에 들어가면서 만들어 진다"며 "우리가 평소 미처 챙기지 못한 사소한 원인으로 생긴 피해가 무려 13억 원에 달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또한 그것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려고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 공장장은 "제품의 품질보증기간이 25-30년인데 사소한 부주의 때문에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며 "올해는 더욱 품질에 신경을 써서 불량률을 태양전지 1천개 당 4개 정도로 대폭 낮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생산공정을 담당하는 직원들 사이에서는 안타까움 속에서도 품질개선을 다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고원준 생산팀장은 "매일 맞교대로 근무하면서 생산해 냈던 태양전지 모듈 가운데 불량품이 모두 폐기처분 됐다"며 "고생하면서 만들어낸 제품이 파괴되는 모습을 보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안타까움이 든다. 앞으로는 불량품 제로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장인철 전무이사는 "불량률을 최소화하고 품질의식을 높이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세계 최고의 태양광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