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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경상흑자…'불황형 흑자'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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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11월까지 기록한 경상수지 흑자가 1998년 이후 처음으로 40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대의 흑자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전년 동월 대비 수출입 증가율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돌아서 '불황형 흑자'를 탈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원화가치와 국제유가가 오르는 내년부터는 이 같은 큰 폭의 흑자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 경상흑자 사상최대…411억 5천만 달러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11월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42억8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 1~11월 흑자 규모가 411억5천만 달러로 늘어났다.

이는 지금까지 사상 최대 규모였던 1998년 경상 흑자 403억7천만 달러를 웃돈다. 경상 흑자가 연간 400억 달러를 넘긴 적은 이때뿐이었다. 이후로는 2004년 281억7천만 달러가 가장 큰 흑자폭이었다.

이영복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지난달보다 조금 줄겠지만 이번 달에도 경상 흑자를 기록하면서 올해 전체 흑자 규모가 애초 예상했던 430억 달러를 무난히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상 최대의 흑자는 일단 우리나라 주력 기업들이 세계 경제의 불황에도 예상 밖의 선전을 펼친 결과로 풀이될 수 있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D-RAM, 휴대전화, 자동차, 조선, 디스플레이 등 국내 5대 주력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높은 환율과 낮은 원자재 값 등 가격 요인이 수출을 뒤에서 밀어준 효과도 컸다. 일본계 경쟁 기업이 부진한 덕도 봤다. 사상 최대의 흑자폭을 단순히 우리 기업의 경쟁력 향상으로만 보기에는 무리라는 뜻이다.

우리투자증권 박형중 애널리스트는 "국제 유가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고, 원화는 약세를 보인 반면 엔화는 강세를 보여 우리 수출 기업들에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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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황형 흑자' 기조 탈출

지난달 국제수지에서 주목해야 할 또 한가지 특이점은 수출과 수입이 모두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수출은 18.0%, 수입은 2.4%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불황형 흑자'를 비로소 벗어났다는 의미다.

불황형 흑자란 수출입이 동반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수출 감소폭이 수입 감소폭보다 적어 얻어지는 흑자다. 전년 동월대비 수출입은 지난해 11월부터 줄곧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했으며, 지난 2월부터는 수출 감소폭이 수입 감소폭보다 작았다.

물론, 지난달 수출입이 증가세로 돌아선 데는 최악의 부진을 보였던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는 '기저효과'가 작용한 측면이 크다. 수출입 금액 기준으로 따지면 아직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보기에는 무리다.

그럼에도 수출입이 모두 플러스로 전환한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가 정상화했다는 의미를 둘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토러스증권 공동락 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는 위기 후 나타나는 특수한 상황이었다면 이제부터는 국제수지표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 내년에는 흑자폭 급감할 듯

올해 큰 폭의 경상 흑자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과 마찬가지로 고환율과 내수 위축이 크게 작용했다.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 경상수지 추이는 1998년 이후 나타났던 궤적을 다시 밟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당시 경상 흑자폭은 해마다 반감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1998년 403억7천만 달러에서 이듬해인 1999년에는 245억2천만 달러로 줄더니 2000년 122억5천만 달러, 2001년 80억3천만 달러, 2002년 53억9천만 달러 등으로 축소됐다.

내년에도 환율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고 세계 경제의 회복이 본격화하면서 경상수지는 흑자폭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은은 내년 경상 흑자가 170억 달러로 줄어들고 내후년에는 90억 달러까지 흑자폭이 작아질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흑자폭을 150억 달러로 예상했으며, 대다수 연구기관도 내년 흑자폭이 100억 달러 후반대로 내다봤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연구위원은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회복하면서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가겠지만 국내 소비와 투자가 늘어 수입 증가폭이 커지고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흑자 규모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이르면 내년, 아니면 내후년 중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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