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십니까? 안양 초등학생 살인사건..혜진-예슬이 사건..
2007년 크리스마스..풍선을 사러간 초등학생 두명이 사라집니다.
혜진이와 예슬이를 찾기 위해 안양시민들은 물론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벌어졌지만 결국 지난해 3월,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범인은 동네 주민으로 밝혀졌습니다.
2주기를 맞아 안양에 사는 혜진이 아버지를 찾았습니다. 이미 예슬이네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혜진이 아버지 이창근씨는 술에 취해있었습니다. 간밤에 마신 술이 아직 덜 깼다고 했습니다.
깡마른 얼굴, 덥수룩한 수염..아무렇지도 않은듯 기자를 맞았지만 이씨의 말 속에는 아직 슬픔과 증오가 녹아있었습니다.
실종가족협회에서 나오신 분들과 혜진이 산소를 찾았습니다.
아버지는 연신 "싫다..싫어...여기 오는 것이 싫어.." 를 외쳤습니다.
언론의 관심도 싫다고 했습니다. 남아있는 아이들을 위해 애써 잊으려는데 자꾸 생각이 난다는 겁니다.
늦둥이였던 혜진이는 아버지한테 귀여움 그 자체였습니다. 자식은 다 똑같이 귀엽지만 막내딸에게 더 애정이 갔던 이 씨였습니다.
생전에 혜진이가 좋아했던 콜라를 주변에 뿌리며 이씨는 왜 먼저갔냐며 호통을 치기도, 숨죽여 흐느끼기도 했습니다.
이 씨는 원래 인쇄소에서 일했습니다. 혜진이를 찾으러 다니다가 일도 그만뒀습니다.
술에 의지하며 보내는 날은 갈수록 늘어났고, 한때 몸무게가 65kg까지 나갔지만 현재는 50kg도 채 나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실종자 협회 관계자는 아이들을 찾기 위해 좀 더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실종자 가족들이 피폐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했습니다.
혜진이 아버지처럼 아이들을 찾다보면 직장을 잃기 쉽고,경제적으로 힘들어진다는 겁니다.
이는 가정불화로 이어지기도 하고 우울증 증세가 나타나 심해지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생긴다고 했습니다.
혜진이를 위한 조촐한 추모식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축쳐진 이씨의 뒷모습에 혜진이의 빈자리는 커보였습니다. 경찰에 실종전담반이 생기고, 엠버 경고 등으로 실종자를 찾기 위한 대책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는 가족들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