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형의 웃는 눈에 발그레한 볼 터치, 빨간 입술을 한 웃는 여인.
동양화가 육심원(36)의 그림은 작가의 이름을 모르더라도 그림을 보면 '아! 그 그림' 하고 금방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대중적이다.
다이어리와 노트, 앨범 등에 삽입돼 아트상품으로 조금씩 인기를 끌기 시작하던 육심원의 그림은 2007년 한 홈쇼핑 회사의 광고, 그리고 최근 한 TV프로그램의 타이틀로도 등장하며 대중의 일상 속에 깊이 파고들었다.
육심원이 미술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미술대학을 졸업하고도 개인전 한 번 열지 못하는 작가들이 태반인 상황에서 이처럼 작품을 알리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아트상품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이제 그의 작품이 들어간 아트상품만을 관리하는 회사가 따로 있을 정도이고 앞으로는 패션 쪽으로도 영역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작가는 최근 대중에게 다가가는 또 하나의 방법을 개척했다. '모든 여자는 공주가 될 권리가 있다'는 평소의 철학을 담아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중심에 '여성을 위한 공간'을 만든 것.
일명 '육심원 빌딩'의 지하에는 작가의 이름을 딴 갤러리가 자리 잡았고 1층에는 작가의 작품을 브랜드화한 아트상품 가게가 들어섰다. 또 2-3층에는 작가의 작품으로 꾸민 카페와 레스토랑, 4층에는 작가가 '자랑하고 싶은 공간'이라는 아틀리에가 마련됐다.
"화가가 작품을 알리는 고전적인 방법은 대관료를 내고 화랑을 빌리고 팸플릿을 찍어 전시하는 건데 그건 돈을 쓰는 것에 비해 얻는 게 너무 없어요. 그래서 웹사이트에 올렸더니 더 큰 효과가 있더라고요. 그것보다 TV 광고가 더 파급 효과가 있었던 거구요. 오프라인 방법만을 고집하는 건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아요. 젊은 사람들이라면 다양한 방법으로 작품을 알릴 수 있잖아요"
지난 17일 문을 연 육심원갤러리의 첫 주인공은 역시 작가 자신이다. 스모키한 화장을 하고 다소 새초롬한 표정의 여인 그림도 있긴 하지만 예의 따뜻하게 미소 짓는 '육심원표' 여인 그림들로 전시장이 채워졌다.
"남자에 대한 탐구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아요.(웃음) 저는 여자들이 더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것 같아서 함께 일하는 것도 여자가 더 편하더라고요. 여자들의 감성이 더 다양하고 풍부하기도 하고요. 대신 스케치를 안 하고 자유롭게 그리거나 정적인 채색을 좀 더 흩트려놓는 등 더 다양한 방법으로 더 과감하게 바꿔보고 싶은 생각은 있어요"
작가는 자신의 그림이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 "쉽고 편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제 그림은 쉽고 편해서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웃고 있는 그림을 그릴 때는 제 감정도 그렇거든요. 제 그림을 보시는 분들도 그림을 보는 순간만큼은 그 감정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전시는 내년 1월17일까지.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