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沖繩)현 기노완(宜野灣)시에 있는 주일미군 후텐마(普天間) 비행장 이전 문제를 둘러싼 미.일간의 갈등이 미국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에 대한 사실상의 불신임으로 발전했다고 니혼게 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 21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후지사와 이치로(藤崎一郞) 주미 일본대사를 불러 현재 양국 간 합의안인 2014년까지 이 비행장의 오키나와현 나고(名護)시에 있는 주일미군 슈와브 기지 연안으로의 이전을 요구하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음을 전달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특히 신문은 일본대사를 급거 호출한 것은 새로운 이전 지역을 찾고 있는 일본 정부의 방침에 대해 클린턴 국무장관이 이해를 표시했다고 주장한 하토야마 총리에 대한 이례적인 형태의 경고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갑작스런 주미대사 호출은 "하토야마 총리는 이제 더 신용할 수 없다"는 버락 오바마 정권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지난주 코펜하겐에서 클린턴 국무장관과 잠시 만난 뒤 클린턴 장관의 생각과 반대로 "(클린턴 장관으로부터) 충분히 이해를 구했다"고 소개한 하토야마 총리의 발언은 미국 정부의 입장에서도 용인하기 어려운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지난 21일에는 폭설로 미국 정부 기관이 임시 휴무상태였음에도 클린턴 장관이 급거 주미 일본대사를 부른 것은 하토야마 총리의 발언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클린턴 장관은 15분간의 회담에서 후텐마 비행장의 이전은 기존 미.일 간 합의안 이외에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하토야마 총리가 클린턴 장관 의 발언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소개하는 등 이상 행동을 하는 데 대한 사실상의 경고인 셈이다.
앞서 미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타진했던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의 방미도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미국 정부는 "후텐마 이전과 관련해 현행 미.일 간 합의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하면 연락하라"고 통보했다고 이 신문은 오바마 정권에 가까운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전했다.
종전 후텐마 합의 이행이 전제되지 않으면 미.일 정상 간이나 각료급 회담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최후통첩인 셈이다.
이에 따라 이 문제가 진전되지 않을 경우 내년 6월 캐나다에서 열릴 주요 8개국(G20) 정상회의 등 계기에도 양국 정상이나 외무장관 회담이 열리기 힘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처럼 미국 정부가 강하게 나오는 것은 일본 정부가 후텐마 비행장 이전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년 5월로 미루겠다는 방침을 이미 미국측에 전달한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이런 방침은 지난 15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와 존 루스 주일 미국대사와의 회동 등 일련의 양국 정부 간 접촉에서 미국측에 전달됐다.
(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