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인 일출명소인 전남 여수 향일암이 화재로 전소되자 문화재에 대한 화재예방 대책이 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소중한 문화재들이 불에 탈 때마다 특별 점검과 대책이 나오지만 근본적인 대안은 나오지 못하고 있고 복원시 필요한 실측작업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도내 목조문화재 화재는 지난 1999년 순천 송광사 경내 목조건물에서 불이 난 이후 10년만에 여수 향일암에서 발생했다.
드물게 발생하곤 있지만 문화재의 특성상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잿더미로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화재 화재 예방대책이 매번 강조되고 있으나 그 대책은 일반 화재예방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에서 지방자치단체 등 관리당국으로부터 정기적인 소방안전 점검을 받는 목조문화재는 325개.
이 중 증심사와 춘설헌 등 22개의 문화재는 광주에 있으며 나머지는 전남에 몰려 있다.
전남 지역에는 구례 화엄사 각황전 등 국보급 5개와 보물급 9개를 포함한 303개의 문화재가 있으며 대부분 조선시대에 지어진 것들이나 전남 영암의 왕인박사 유적과 같이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도 있다.
대부분 오래된 목조 건물인 이들 문화재는 화재에 매우 취약하지만 지방자치단체 등 관리당국의 소방안전 점검은 극히 기본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양 시도는 해마다 2번씩 문화재청과 소방방재청, 전기안전공사 등 관련기관과 소방안전 합동점검을 벌이지만 기존의 전기시설과 소방시설 상태를 확인하는 데 그치고 있다.
소방시설도 숭례문 화재 이후 점차 늘려가 소화기의 경우 건물 1곳에 1개꼴로 비치돼 있지만 불에 취약한 목조문화재의 경우 제역할을 기대하기 힘들고 소화전 설치도 아직 전체의 70%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 대부분 노후돼 정상적인 작동 여부가 항상 지적됐으며 CC(폐쇄회로)TV 등 무인경비시스템은 동산 문화재가 있는 곳에만 설치돼 대부분의 목조문화재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더욱이 스프링클러와 같은 장치도 문화재 훼손 우려 때문에 설치할 수 없는 실정이어서 목조문화재는 화재에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다.
화재 이후 복원작업을 위한 문화재 실측자료 확보도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다행히 여수 향일암의 경우 설계도면이 있어 복원에는 큰 문제가 없으나 도 지정 목조문화재 53건 중 정밀실측 자료가 구비된 문화재는 단 6건에 불과하다.
특히 목조문화재 53건 중 15건은 간이 실측도면 조차 보유하지 못해 화재가 나면 복원도 하기 힘든 상태여서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해마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개선은 안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문화재 특성상 적극적인 화재예방대책을 시행하기가 힘들다"며 "관련기관과 협의해 문화재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체계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