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5만달러 수수'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한 전 총리를 이번주에 불구속 기소키로 함에 따라 향후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한 전 총리의 사건은 검찰이 뇌물 공여자인 곽영욱(69.구속기소) 전 대한통운 사장의 진술을 유력한 증거로 삼는 반면, 한 전 총리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는 점에서 뇌물 사건의 전형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뇌물 사건에선 수수자로 지목된 측이 특별한 동기나 확실한 물증이 제시되지 않는 한 스스로 수수 사실을 인정하는 사례가 별로 없다.
또 법원은 뇌물 사건의 유.무죄를 판단할 때 공여자 등 관련자의 진술에 의존하는 정도가 다른 범죄에 비해 훨씬 큰 편이다.
따라서 법정 공방도 뇌물 공여자의 진술을 둘러싼 검찰과 피고인 측의 주장이 맞서는 모양새로 진행되며, 이 때 뇌물 공여자 진술의 신빙성을 법원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유.무죄 판단이 달라진다.
곽씨는 2006년 12월20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한 전 총리에게 5만 달러를 줬다고 검찰에서 진술했지만 한 전 총리측은 이를 부인했다.
이에 따라 법정에서 검찰은 곽씨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는 점을, 한 전 총리측은 진술을 믿기 어렵다는 점을 각각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판례는 뇌물 사건 재판에서 공여자 진술의 일관성과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을 중요한 판단 요소로 보고 있다. 또한 공여자의 사람됨이나 진술로 인해 얻게 되는 반대급부 여부 등도 강조한다.
따라서 곽씨가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법정에서 바꾸거나 기존 진술에 모순이 있을 경우는 검찰에 불리할 수 있다.
한 전 총리의 변호인이 18일 검찰 조사 이후 "곽씨 진술에 일관성이 없고 말도 정확하지 않아서 신빙성이 의심된다"고 주장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이다.
반면 곽씨가 법정에서도 일관되게 뇌물을 줬다는 주장을 하고, 검찰이 확보한 참고인들의 진술과 정황 증거 등이 곽씨 진술을 뒷받침할 경우 한 전 총리측의 주장은 힘을 잃을 수 밖에 없다.
검찰은 곽씨와 참고인들의 진술과 그동안 확보한 정황증거 등이 워낙 탄탄해 공소 유지에 어려움이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체포.구속영장은 어느 정도 개연성을 추측할 수 있는 소명만 되면 발부되지만 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되려면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이 돼야 한다.
따라서 검찰과 한 전 총리측은 곽씨 진술의 신빙성을 둘러싸고 치열한 법정공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검찰이 한 전 총리의 유죄 입증을 위해 추가로 어떤 증거자료를 내놓을지도 관심거리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