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의 반미(反美) 전선의 '선봉장'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국제회의 석상에서 또 미국 대통령을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
차베스 대통령은 18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총회 최종일 본회의 연설에서 회의 진행 방식을 지적하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이후 몇 순번 지나지 않아 연단에 오른 차베스 대통령은 "(초안이라는 이름의) 문건이 돌아다니는데 이곳에서는 (회의 진행의) 투명성을 찾아볼 수 없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우리는 오바마가 '문 밑으로 쓱 밀어 넣는' 어떠한 문건도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오바마 대통령이 코펜하겐에 도착해 유럽연합(EU)이 주도한 이른바 '주요 당사자' 회의에 참석하고 이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초안 형식의 문건이 회람 되기 시작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제왕(오바마 지칭)이 한밤중에 야음을 틈타 도착, 모든 이의 등 뒤에서 비민주적 방식으로 문건을 만드는데 이것을 우리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라고 거듭 비난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최근 노벨 평화상 시상식에 즈음해 오바마 대통령의 수상 연설 내용을 문제 삼아 "그가 수상한 것은 노벨 평화상이 아니라 노벨 전쟁상"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그는 또 지난 2006년 9월에는 유엔 총회에서 당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연설한 다음 날 연설하면서 "어제 이곳에 '악마'가 왔다 갔는데 연단에서 아직도 유황 냄새가 난다"며 독설을 퍼부은 경력도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코펜하겐 UNFCCC 연설에서도 과거 발언을 상기시키며 "여전히 유황 냄새가 난다. 나는 이 세상에서 아직도 유황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코펜하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