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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화제작이 이끈 문학…눈에 띄는 양적 성장

[2009 문화계 결산] ① 신경숙·하루키 '쌍끌이'로 양적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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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문단은 '대어'들의 활약 속에 어느 해보다 풍요로운 한 해였다.

'엄마를 부탁해', '1Q84' 등 한·일 인기작가들의 소설과 '스크린셀러'의 활약, 장편소설의 강세 등으로 올해 문학은 눈에 띄는 양적 성장을 이뤘다.

그런가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용산 참사 등으로 작가들의 대 사회 발언이 활발해지면서 '문학의 정치성'에 대한 논의가 연중 내내 이어지는 등 문단 안팎의 담론도 풍성한 한 해였다.

◇신경숙·하루키가 주도한 문학의 선전 = 인터넷서점 YES24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국내외 문학도서의 판매량은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30~40% 증가했다. 베스트셀러 100위권 내 문학도서의 종수도 41종으로, 지난 해 25종에서 크게 늘었다.

이같은 문학의 양적 성장은 국내와 해외 주요 작가들의 '쌍끌이'에 힘입은 바 크다.

상반기에는 신경숙의 장편소설 '엄마는 부탁해'가, 하반기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가 연일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며 문학의 선전에 기여했다.

지난 해 11월 출간된 '엄마를 부탁해'는 문화 전반의 '엄마 열풍'까지 일으키며 순수문학 단행본으로는 최단기간인 10개월 만에 100쇄 100만부를 돌파했다.

또 하루키가 5년 만에 출간한 장편소설인 '1Q84'는 지난 5월 일본에서 출간된 이후 고액 선인세 논란까지 불러일으키며 출간 전부터 화제를 모은 끝에 9월 출간 이후 3개월 만에 68만 부가 팔려나갔다.

여기에 공지영의 장편소설 '도가니', 한비야 에세이 '그건, 사랑이었네', 고(故) 장영희 교수의 에세이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등 여성작가들의 책이 문학의 강세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이렇게 수십만 부를 너끈히 넘기는 책들이 잇따라 출현하는 동안에도 많은 문학 신간들이 초판 1천~2천 부를 소화하지 못해 양극화는 오히려 심화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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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서사의 강세 = 문학의 선전은 올해 두드러진 장편서사의 강세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그리고 이렇게 장편소설의 활성화에 기여한 것은 무엇보다 인터넷을 비롯한 매체의 확대였다.

올해 출간돼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장편소설 가운데 공지영의 '도가니'와 김훈의 '공무도하'를 비롯해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백영옥의 '다이어트의 여왕', 정이현의 '너는 모른다' 등은 모두 인터넷을 통해 먼저 독자들과 만난 책들이었다.

이밖에 공선옥의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이기호의 '사과는 잘해요', 정수현의 '셀러브리티' 등이 인터넷 연재 후 단행본으로 묶였다.

지난 해 박범신 '촐라체'의 네이버 연재를 시작으로 활발해진 인터넷 연재는 올해 더욱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 현재 황석영, 이제하, 신경숙, 구효서, 윤성희, 정한아 등 중견과 신진을 포함한 10여 명의 작가들이 인터넷서점과 웹진, 출판사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작품을 연재하고 있다.

소설 전문지를 표방한 계간지 '자음과모음'의 창간도 장편의 활성화에 기여했다.

통상 월·계간 문예지에 많아야 한 편의 장편이 연재되던 것과 달리 지난 해 가을호로 창간된 '자음과모음'은 최대 9편의 장편소설을 한꺼번에 연재하고 있다.

현재 정영문, 하성란, 조하형, 권지예, 김인숙 등이 '자음과모음'에 신작 장편을 연재 중이며 이승우의 '한낮의 시선'은 연재 후 단행본으로 묶였다.

◇대중문화와 문학의 만남 = 올해 문학의 선전에는 대중문화의 '조력'도 무시할 수 없었다.

YES24가 집계한 올해 문학 판매 상위 100위권내 책 가운데에는 '트와일라잇' 시리즈와 '더 리더', '눈먼 자들의 도시', '용의자 X의 헌신' 등 영화 개봉에 힘입어 베스트셀러에 오른 원작 소설, 일명 '스크린셀러'들이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스테프니 메이어의 소설 '트와일라잇'은 지난 해 출간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올해 2월 동명의 영화가 개봉하면서 영화 팬들이 독자로 이어졌다. 이어 2~4권인 '뉴문', '이클립스', '브레이킹던'까지 잇따라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4권 합쳐 115만 부 넘게 판매됐다.

'더 리더'와 '눈먼 자들의 도시', 그리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 '용의자 X의 헌신'과 '백야행' 역시 출간된 지 3~9년이 지난 구간(舊刊)임에도 영화 개봉과 함께 다시 한번 사랑을 받았다.

또 2005년 출간된 김별아의 소설 '미실'도 드라마 '선덕여왕'에 힘입어 다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런가하면 한비야의 에세이 '그건 사랑이었네'는 출간 무렵 한씨가 TV에 출연하면서 책에 대한 주목도를 높였고 빅뱅의 자기계발 에세이 '세상에 너를 소리쳐!'와 배용준의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 타블로의 소설집 '당신의 조각들', 구혜선의 소설 '탱고' 등 연예인 저자들의 책도 인기를 끌었다.

◇목소리 키운 작가들 = 지난해 촛불집회를 통해 정치, 사회에 대한 개인의 관심과 참여가 높아졌다면 올해는 쌍용차 사태와 용산참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등을 겪으며 이러한 개인들의 목소리가 하나로 결집돼 나타났다.

문단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했다. 6월 사회 각계의 시국선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작가회의는 작가 514인 명의로 시국선언문을 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대국민 사과 ▲표현의 자유 보장 ▲미디어 관련 악법 폐기 등을 요구했다.

좀처럼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던 젊은 작가들도 '작가선언 6·9'를 결성해 대정부 메시지를 전했으며 이후 용산참사와 관련해 릴레이 단식과 기고, 1인 시위, 추모문집 발간 등 지속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와 맞물려 '창작과비평', '문학과사회', '문학동네', '세계의문학', '실천문학' 등 여러 문예지들이 '문학의 정치성'을 화두로 논의를 이어갔다.

'문학과 정치'를 둘러싼 또다른 이슈로는 소설가 황석영의 변절 논란을 꼽을 수 있다. 황 씨는 지난 5월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에 동행해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현 정부는 중도실용"이라는 발언을 해 거센 변절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황 씨는 언론 인터뷰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현 정부가 말 그대로 중도실용을 구현하기를 바라는 강력한 소망 때문이었다"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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