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심리적, 사회적으로 커다란 불행을 경험하면 감정과 신진대사, 그리고 면역체계에 영구적인 이상이 생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의 한 의학 연구팀이 밝혔다.
이는 불운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 우울증, 심장병, 당뇨병, 치매 등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질병들에 걸릴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10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안드레아 대니스 교수가 이끄는 런던 킹스 칼리지 연구팀은 '소아 청소년 의학지' 12월호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뉴질랜드인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그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1972년 4월부터 1973년 3월 사이 뉴질랜드 더니든에서 태어난 1천여 명의 뉴질랜드인들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연구를 실시했다면서 10세 때까지 사회경제적 어려움, 학대, 사회적 고립 등 세 가지 영역의 불운에 어느 정도 노출됐는지를 조사한 뒤 그 이후 나이와 관련 있는 질병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평가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들의 나이가 32세에 이르렀을 때 나이와 관련이 있는 우울증, 고염증, 고혈압, 콜레스테롤, 과체중 등을 조사하자 어렸을 때 불운을 경험한 사람들의 발병 위험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특히 우울증의 31.6%, 고혈압·비정상적인 콜레스테롤·과체중 등 대사위험 요인의 32.2%, 고염증의 13%가 불행한 어린 시절 때문에 생길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불행한 어린 시절 경험이 성인이 된 뒤 나이와 관련이 있는 질병 위험과의 상관관계는 가족력, 출생 시 저체중, 어린 시절의 높은 체질량 지수 등과는 무관하게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따라서 이들에게는 나이와 관련있는 질병들을 예방하고 삶의 질을 높여주기 위한 방안들이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성인이 된 뒤 흡연이나 활동량 부족, 고르지 못한 음식물 섭취 등의 위험요인을 제거하는 것은 그 같은 질병을 예방하는 데 있어서는 극히 제한적인 효과밖에 발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어린이들에게 심리 사회적으로 건강한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그렇게 했을 때 성인이 된 뒤 나타날 수 있는 나이 관련 질병을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