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7일 전체회의를 열고 한국은행에 제한적인 금융기관 조사권을 부여하는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의결, 법사위로 넘겼다.
개정안은 한은과 금융감독원의 금융기관 공동검사권을 법적으로 보장하고, 금감원이 정당한 사유 없이 한은의 공동검사 요구를 지체하면 한은이 단독으로 검사에 나설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은 또 사실상 구제금융의 성격으로 한은이 금융기관에 여신을 지원할 경우 해당 금융기관의 업무와 재산상황을 조사, 확인할 수 있도록 했고 한은의 자료 제출 요구대상도 제2금융권으로 확대했다.
아울러 개정안은 한은 설립목적에 물가안정 외에 '한은은 통화신용정책을 수립할 때 금융안정에 유의한다'라는 문구를 삽입해 금융위기 시 한은도 별도의 통화정책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길을 열어놓았다.
하지만, 한은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 정무위원회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금융감독체계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개정안 처리에 반대하고 있어 법사위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정무위는 지난 3일 한은법 개정 입법절차 시정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정무위 입장을 반영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나라당 재정위와 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4일 한은법 개정 관련 간담회를 했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한은 직원들은 기획재정위를 통과한 한은법 개정안에 대해 권한이 축소되고 책임이 늘어난 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다.
한은법 개정안은 한은에 금융안정 기능을 부여하고 있지만,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전문과 결산서 등을 국회에 제출해야 하는 의무도 담았다.
특히 금융기관에 긴급 여신을 지원할 때 기획재정부 장관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조항이 신설된 데 대해서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한은법 취지에 어긋난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반면 금감원은 "현재 한은과 맺은 양해각서(MOU) 상 한은이 공동검사를 할 수 있는데도 법적인 권한을 늘려주는 것은 금융감독의 일관성을 훼손하고 금융회사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기획재정위와 정무위는 물론 한은, 금감원 간에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한은법 개정안의 법사위 처리에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