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한달 보름전이다.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회기획재정위윈회 국감에서 한나라당의 이혜훈 의원이 윤영선 세제실장을 매섭게 추궁한 게 이 의원이 문제 삼은 부문은 정부의 '위법 여부'.
국가재정법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가재정법은 정부가 국세감면 남발을 막고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국세감면율을 직전 3년 평균 국세감면율 대비 0.5%포인트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국세감면율이 이 한도를 넘긴 것이다.
이 의원은 정부가 국가재정법 위반 가능성을 예측했냐고 물었고, 윤 세제실장은 경기불황 등으로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답변했다. 이에 이 의원은 "세제실장이라는 분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법을 어겼다고 이야기하는 건가?"라고 호되게 질책했다.
재정부는 올해 국세감면 규모를 다시 발표했다. 감면액은 28조 3천 968억 원으로 지난해보다는 1.3% 줄었다. 전체 국세수입은 1.6% 감소한 164조 5천 877억 원으로 추정됐다.
국세감면비율은 국세감면액을 국세수입총액과 국세감면액의 합계로 나눈 것. 이에 따라 국세감면비율을 계산하면 14.7%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문제는 이런 수치가 국가재정법을 다시 위반한다는 점이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국세감면율은 13.5%로, 법이 정한 0.5%포인트를 더하더라도 국세감면율은 14%를 넘어서는 안된다.
지난해부터 몰아닥친 금융위기 속에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을 펼칠 수 밖에 없었다는 게 정부의 논리다. 올해의 경우 특히 "서민 지원과 경제 활성화, 고유가대책 등에 따라 감면 규모가 늘었다"고 설명한다.
이런 해명은 한달 보름전 윤 세제실장의 발언과 큰 차이가 없다. 경기가 어려워 세금감면을 '과도하게' 늘릴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세제실은 이번의 경우 한가지 이유를 더 들었다. 법 위반에 국회도 어느 정도 일조했다는 것.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각종 감세에 의원들이 나서 요구하는 바람에 국세감면 규모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결국 국가재정법이란 게 경기가 어려워지면 결국은 위반할 수 밖에 없고, 또 정부 뿐만 아니라 국회도 이 법을 지키는 데 이렇다할 의지가 없다는 설명으로 들린다.
법을 만드는 국회나, 법을 집행하는 행정부 모두가 법을 지킬 의지가 없는 그런 법을 왜 두는 지 모르겠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2년 연속 법을 어기고도 아무도 민망해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