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지난 27일 '세종시 수정' 방침 천명이 여의도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찬반 입장이 극명하게 갈려 있는 사안이라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긴 하지만 이 대통령의 수정 발언을 계기로 여야간 대립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세종시 수정을 위해 전방위 총력전에 나선 여권과 '백지화 음모' 저지를 위한 범야권연대를 모색하는 야당이 정면충돌하는 가운데 충청권 기반의 자유선진당이 '의원직 총사퇴' 배수진을 치면서 여야간 극한대치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4대강 정비사업을 둘러싸고도 양측간 공방이 더욱 격해질 것으로 보여 연말 예산국회는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안갯속 정국으로 빠져들고 있다.
일각에선 벌써부터 야당이 세종시와 4대강 문제를 예산안 심사와 연계하면서 자칫 예산안 처리가 해를 넘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과 선진당은 29일 이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 방침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강력 대응방침을 경고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명박 정권의 일방적인 세종시 백지화, 4대강 밀어붙이기, 예산안 일방통행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범야권 연대를 통한 최고조의 투쟁을 예고했다.
'여당내 야당'으로 불리는 친박(친박근혜)과의 공조도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성사 여부를 떠나 여권의 분열까지 겨냥한 다목적 카드로 보이나 친박 측은 아예 무시하는 분위기다.
선진당은 이날 의원 17명 전원의 의원직 사퇴 입장을 거듭 확인하면서 전면투쟁을 선언했다. 이회창 총재는 "수정을 위한 어떤 조치에도 저항할 것이며, 불복종으로 항거하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야당이 정략적 공격을 계속하는 것은 안타깝다"(정몽준 대표), "당리당략에 사로잡힌 소아병적 발상"(장광근 사무총장)이라고 강력 성토했다.
하지만 여권 내부의 반대 기류도 간단치 않다.
박근혜 전 대표는 지난 27일 이 대통령 세종시 발언 직후 "할 말을 이미 다 했고,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데 이어 이날 충북 옥천을 방문한 자리에서 "제가 얘기한 게 이미 다 보도가 됐는데요"라고만 했다.
이는 기존의 '원안 플러스 알파(α)' 방침을 고수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친이 주류측과 친박간 당내 갈등이 본격화될 경우 심각한 내홍 양상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세종시 대안의 내용과 여론의 흐름이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세종시 수정에 대한 여론이 어떻게 형성되느냐, 또 정부가 연내 발표할 대안에 대한 충청권과 국민의 반응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권 주류측이 우호적 여론형성을 위해 전방위 여론전에 나서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당정청은 금주부터 충청권과 야당, 친박계 설득을 위한 '올코트프레싱'(전방위압박)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도 이번주 중 영.호남을 차례로 방문, 현지 여론 수렴에 나서기로 했다.
여권 관계자는 "당분간 국회와 정치권은 물론 사회 전체가 시끄러워지지 않겠느냐"면서 "정부의 세종시 대안 발표 시점이 세종시 정국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