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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평] 남북관계와 외교문제 관련 뉴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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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뉴스의 문제점을 유형별로 정리하는 뉴스비평의 이번 주 주제는 남북관계와 외교문제 보도입니다. SBS 뉴스는 특히 남북관계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많이 했습니다. 뉴스비평은 SBS 뉴스가 대북정책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가 아니라 뉴스의 상황판단이 객관적인 사실이나 상식적인 생각과 얼마나 부합하는가를 살펴보려 합니다.

지난 18일 SBS 뉴스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한 '그랜드 바겐' 즉 일괄타결방안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고 후속조치 논의에 합의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정상회담이 열린 19일 뉴스는 두 정상이 '그랜드 바겐'을 함께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루 전에 후속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보다 더 진전한 "함께 추진"하는데 합의했다고 보도한 것입니다. 그랜드 바겐은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가 이루어지면 경제협력 등 모든 지원을 제공한다는 원칙입니다. 이 대통령이 그랜드 바겐을 제시했을 때 미국 정부 일각에서 "처음 들어보는 소리"라는 반응까지 보였던 것에 비하면 미국의 입장에 큰 변화가 있음을 보여주는 뉴스였습니다.

SBS 뉴스는 21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북미관계 정상화와 평화협정 체결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하면서, 클린턴의 발언이 북미 양자대화를 앞두고 북한에 대해 핵 포기에 따른 반대급부 즉, 일괄 타결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SBS 뉴스에 따르면 미국은 그랜드 바겐을 함께 추진하기로 합의하면서 바로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제안까지 한 것이 됩니다. 하지만 뉴스의 이와 같은 상황판단은 클린턴 장관의 발언을 잘못 이해한 데서 오는 오판입니다. 한미 정상이 기자회견을 한 뒤 불과 몇 시간 지나 클린턴 장관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밝힌 미국의 새로운 제안은 그랜드 바겐과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었습니다. 그는 "북한이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다짐(recommit)한다면, 관계 정상화나 평화협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이 아니라 다짐만 하면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것입니다. 뉴스는 클린턴 장관이 내세운 조건을 '비핵화 다짐'도, '핵의 폐기'도 아닌, ‘핵의 포기’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보도한 뒤 이를 그랜드 바겐과 억지로 결부시킨 것입니다. 한미 두 정상의 기자회견도 주의해서 들어보면 그랜드 바겐의 공동추진과는 거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구체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조치로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한다면"이라는 조건을 내세웠습니다. 클린턴 장관이 이것을 '비핵화 다짐'으로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이명박 대통령은 회견에서 "본인이 그랜드 바겐으로 제시한 일괄타결이 '필요하다는데 전적으로 공감'하고 '구체내용과 추진방안을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랜드 바겐의 공동추진에 합의한 것이 아니고 그랜드 바겐에 공감하고, 추진방안을 협의하자는 것에 합의한 것입니다. '공감'과 '협의'는 '합의'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외교적 표현일 뿐입니다.

19일 SBS 뉴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 핵 협상의 전기가 될 수 있는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일정을 서울에서 발표한 것은 북미 양자대화가 이뤄지더라도 한미 공조에 이상이 없을 것임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북한 방문은 미국 정부가 이미 발표한 사실이고 새로운 것은 방북의 일정 정도입니다. 일정 발표는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이 끝나는 때, 다시 말하면 6자회담 참여국들에 대해 사전 통보가 이뤄진 뒤 바로 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을 수 있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발표했다는 것에 대해 굳이 의미를 붙인다면 대화에 임하는 미국의 진정성을 북한 쪽에 알리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은 가능합니다. 뉴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북미 양자 대화가 이뤄지더라도 한미 공조에 이상이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고 해석했지만, 한미 공조는 북미 대화로 한반도 문제에서 소외되는 한국을 다독거려야 하는 미국에게 더욱 절실한 것입니다.

한미 FTA 문제는 두 나라가 이해관계의 날카로운 대립을 보이고 있는 중요한 현안입니다. 한미 두 정상이 긴장하지 않고, 한담하듯이 이 문제의 논의를 진행시켰을 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SBS 뉴스는 정상회담에서 있었을 긴장감을 전혀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19일 뉴스는 이 대통령이 자동차 시장을 개방해 FTA 문제를 해결할 의향이 있느냐는 미국기자의 질문에 대해 "자동차 문제를 다시 이야기할 용의가 있다"며 추가 협의 가능성을 내비쳤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기자들이 이 대통령에게 물었으니, 한국 기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질문을 해야 팽팽한 균형을 잡을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한국에 대해 자동차 시장의 추가 개방을 요구하는 조건으로 미국은 무엇을 내놓을 생각이냐?"하는 질문입니다. 그러나 뉴스는 두 정상이 의회 비준을 받지 못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한미 FTA의 진전을 위해서도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만 보도한 뒤 두 정상의 화기애애했던 회담 분위기를 부각시키기만 했습니다.

미국은 일정한 조건이 이뤄지면 북한과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는 6.25 당시 체결된 북한과의 정전협정 당사국이 아닙니다. 따라서 미국과 북한의 대화가 진전될 경우 입장이 매우 복잡해지는 우리의 대응을 미국이 주시하고 있습니다. '한미 공조'가 어떻게 되는가 보다 주변 상황의 급변에 대해 우리 정부는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가 뉴스의 주제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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