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미국 질병예방 특별위원회(USPSTF)가 새로운 유방암 조기 검진 지침을 발표했다.
변경된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유방 엑스레이는 50세부터 74세까지 격년으로 실시한다.
2. 75세 이상에서는 유방엑스레이가 조기 검진 목적으로 별 이득이 없다.
3. 40 대에서는 유방엑스레이가 조기 검진 목적으로 별 이득이 없다.
4. 유방 자가 테스트를 일반인에게 교육할 필요가 없다.
5. MRI와 디지털 유방 엑스레이가 기존 유방엑스레이보다 나을 게 없다.
미국 질병예방 특별위원회는 미국 정부가 선정한 의사와 과학자로 구성됐고, 정부로부터 연구비 전액을 지원받는다. 즉, 독립기관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정부기관이다.
정부의 이런 발표에 미국 암학회, 미국 영상의학회와 같은 의료단체들은 즉각 반박했다.
하지만, 암환자 가족들의 모임과 같은 시민 단체들은 환영했고, UCLA 의대 교수 처럼 일부 유명 대학 교수들도 위원회의 새지침을 옹호했다.
이런 미국의 논란이 우리나라에서도 시작됐다고 국내 언론들이 보도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논란이 별로 없었다. 오직 미국의 새지침을 반대하는 국내 의사들의 반박만 있었을 뿐이다.
우선, 미국의 질병예방 특별위원회가 유방암 조기 검진 지침을 변경한 이유가 궁금했다.
미국에서는 Health Insurance Program의 일환으로 1963년 부터 유방암에 대해 전향적인 연구를 시행했다.
유방암 조기검진을 받은 3만 천명과 검진을 받지 않는 3만 천명, 총 6만 2천명을 30여년간 관찰했다.
그 결과는 1997년에 발표됐는데, 50세부터 69세까지는 조기검진을 받은 사람들이 검진을 받지 않은 사람보다 유방암에 의한 사망률이 현저하게 낮았다. 하지만 40세부터 49세까지는 두 그룹간에 유방암 사망률의 차이가 없었다.
이 실험은 10여년 간 더 진행됐고, 여러 검증을 거친 후 미국 유방암 지침을 바꾸는 근거가 됐다.
반대파들의 '오바마 정부의 의료 보험료를 줄이기 위한 술책'이라는 주장과는 달리, 위원회가 발표한 변경된 지침에는 분명히 오랜기간 시행된 과학적 연구가 뒷받침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떤가?
거의 모든 의사들이 우리나라 실정에는 맞지 않는 지침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 근거로 미국의 유방암 발생률은 60대 이후 절정에 오르지만, 우리나라는 40대에 유방암 발생률이 가장 높다는 것을 들었다. 즉 우리나라는 40대 때 조기검진을 하고 조기 수술해야 유방암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의대 예방의학과 유근영 교수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유방 촬영술이 완전하지 못해요. 그래서 위양성율(정상인데 암으로 판독)도 한 10% 정도 됩니다. 미국 통계가 그렇습니다. 위음성율(암인데 정상으로 판독)도 한 10% 가까이 가요. 동양 여성들은 유방의 크기가 좀 작은 편입니다. 작으면서 동시에 좀 치밀 조직이라고 그럽니다. 치밀한 조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조기 유방 촬영술에 의해서 발견되는 율이 서양보다 조금 더 나쁠 거라고 기대를 하고 있어요."
또 유교수는 "현재는 우리나라 유방암 발생패턴이 40대에 피크를 이루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서양처럼 60대 이후 발생률이 가장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유 교수는 "우리나라 특성에 맞는 장기적인 연구를 해야 될 사항이지만 미국에서 나온 결과를 신중하게 검토해 보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어떤 법이나 규정이 변경될 때 즉각 반발하는 하는 경우는 변경된 지침으로 심각한 손실을 보게 되는 쪽이다. 하지만 이번 지침은 남의 나라일이다. 우리나라에서 즉각 반발할 이유가 없다. 꼼꼼히 따져보고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으면 버리면 될 일이다.
"40대 여성 유방암 조기 검진 받아야 하나?" 라는 질문에 "네, 받으십시오"라고 대답한다. 이유는 우리나라 유방암 조기 검진 지침이 변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와 전문가들은 미국의 변경된 지침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춰 검토해봐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지침을 변경하든 그렇지 않든 믿고 따를 수 있지 않겠는가?
마지막으로 모두가 "아니오'라고 할 때 "예"일 가능성이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씀해 주신 유교수님께 특별히 감사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