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풀이가 어려워서 참석을 꺼리시는 것 같네요"
정운찬 국무총리가 20일 제1차 '공교육 경쟁력 강화 및 사교육비 경감 민·관 협의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일부 '대리 참석자'들을 향해 건넨 말이다.
정 총리는 고려대 이기수 총장이 "반갑습니다. 전 '대참'(대리 참석)입니다"라고 인사하자 "교육 문제의 심각성을 생각해서 '대참' 말고 직접 오셔야 할 것 같은 데"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민관협의회는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민간과 함께 사교육비 문제에 대한 근원적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처음 마련된 자리다.
하지만 이배용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손경식 대한상 공회의소 회장 등이 사정상 불참, 이 총장 등이 대리 참석하자 이 같은 뼈있는 농담을 건넨 것.
정 총리는 이어 민관협의회 구성 배경을 설명하며 "한국 경제가 단기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위기 극복을 비교적 잘하고 있다고 하지만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능력을 키워야 하는데 사교육비가 부담이 되니까 젊은이들이 결혼하지 않거나 미루려고 하고 결혼한 다음에도 아기를 낳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가계부채를 언급, "소득의 상당 부분을 교육비에 투자하느라 저축을 못하게 된다"며 "가계가 저축을 못한다고 하는 것은 미래 자본 축적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라고 사교육비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정 총리는 "제가 경제학자이므로 대부분의 문제를 시장에 맡겨서 해결하자고 하는 입장이지만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 그냥 시장에 맡겨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사교육비 해결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지난 18일 열린 조찬토론회에서도 "단기적으로 오후10시 이후 학원을 못하게 한다든지, 과외도 신고제로 해서 (사교육비와 가계부채간) 고리를 끊어야 한다" 면서 "장기적으로 외고, 과학고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었다.
정 총리는 이날 민관협의회에서 수능 이후 논술 대비 등 단기 고액 불법과외가 성행하는 것과 관련, 관계부처 합동으로 강력히 단속할 것 등을 지시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