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양자대화에 대한 미국의 '장고'가 마무리 되는 양상이다.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5일 "미국 정부의 입장이 조만간 결정될 예정"이라고 운을 뗀데 이어 미 정부의 고위관계자가 6일 "오바마 대통령의 순방전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한 걸음 더 나아가면서 미국의 결정이 임박한 모양새다.
특히 결정의 키를 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이집트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 본격적인 검토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르면 주말께 '중대발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대두되고 있다.
그동안 '지연전술'을 펴온 미국이 조기결정 쪽으로 선회하는 것은 더이상 시간을 끌 경우 모처럼 조성된 대화국면의 동력이 수그러들 가능성이 있는데다 대화를 앞두고 대북 기선잡기에 일정 정도 성공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외교가의 관심은 북미 대화가 언제, 어떤 모습으로 열릴지에 모아지고 있다.
일단 시기는 아직 유동적이다.
11월 하순에서부터 12월 중순까지 '스펙트럼'이 넓은 실정이다.
현재로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12∼19일) 직후인 이달 20일부터 미국의 추수감사절 연휴가 시작되기 전인 24일까지가 유력해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의 순방 이전은 물리적으로 어렵고 그렇다고 미 행정부의 업무관 행상 추수감사절을 넘기는 것도 여의치 않다는 분석에서다.
여기에 19일께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해법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고 '단합된' 대북 메시지를 보내려는 양국 정부의 입장을 고려하면 '순방 직후'로 대화시기가 잡힐 가능성이 크 다는 관측이다.
다만 상황에 따라서는 12월 초로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바마 대통 령의 아시아 순방 직후보다는 추수감사절 연휴를 거치며 일정한 조정기간을 거진 뒤 북미대화를 가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경우에 따라 12월 중순 이후로 넘어갈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5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연말연초에는 틀림없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화의 장소와 형식은 보즈워스 대표가 북한의 공식초청을 수락하는 형식으로 평양에 들어가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보즈워스 대표가 평양에 들어간다면 대화의 카운터파트는 1994년 제네바합의의 주역인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때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여부도 주목을 받았으나 미국은 이를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배석단의 규모는 아직 미지수다.
미국이 이번 대화를 '6자회담 복귀 설득용'이 라고 성격을 한정지은 이상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적극적인 개 입정책의 의지를 표명하는 차원에서 규모를 늘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로버트 킹 대북 인권특사가 배석단에 포함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지만 인권문제가 지나치게 부각될 경우 북핵해결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어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대화의 횟수를 놓고는 관측이 엇갈린다.
외교전문지인 '포린 폴리시'는 북.미가 두차례 공식 대화를 갖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지만 대화의 의미가 6자회담 복귀 설 득으로 규정된다면 한차례 대화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화의 방식은 소인수 회의보다는 확대회의의 형태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5자간 공조'를 중시하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밀실 담판 형식을 피할 가능성이 높다 는 것이다.
최대 관심사는 대화의 의제다.
미국은 그동안 5자의 '양해'를 바탕으로 6자회담 복귀 설득을 명분으로 대화에 임한다는 입장을 표명해온 만큼 실질적 협상으로 이어질 중요의제를 테이블에 올려놓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북핵이 갖는 특수성상 '드러나지 않는' 의제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북한이 핵 포기 의사를 표명하면서 관계정상화와 같은 큰 어젠더를 던지는 협상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커 어떤 형식으로든 관련 논의가 이뤄질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
현재 미국은 관계정상화 문제를 논의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은 가변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북미대화의 윤곽이 가시화되는 흐름은 최근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방미(5∼7일)를 계기로 한.미간 조율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한.미간에 북.미대화의 큰 그림에 대한 일정한 '양해' 가 이뤄졌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