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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무서운 대형 유통업체

목소리 변조해도 인터뷰는 사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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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유통업체에 조그마한 생활용품을 납품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만날 때마다 예전 납품하던 유통업체에 대한 원망을 늘어놓았습니다. 주로 납품업체를 어떻게 요리해서 돈을 뜯어가는지에 대한 것이었죠.

최근엔 어떤 대형 유통업체에서 납품업체와 장려금 계약서에 추가로 별도의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업체당 1천만 원에서 3천만 원씩을 공제해 간다는 말을 했습니다. 또 납품가를 10% 이상 인하해 달라는 움직임에 납품업체들이 몸살을 겪고 있다는 말도 했고, 정상적인 물건도 행사 상품으로 내놓으라는 강요를 받고 있다는 말도 했죠.

마침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형 유통업체 51곳과 납품업체 1,571개에 대해 서면 실태조사를 벌였다는 자료를 냈는데, 예상대로 모든 유통업체에서 법위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가장 큰 게 '부당 반품' 사례로 응답자의 12%가 이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이어선 경품이나 사은행사용으로 싼 값에 납품해달라는 요구에 미칠 지경이라는 답이 11.5%에 달했습니다.

판촉행사 비용을 납품업체에게 전가했다는 답도 10%를 넘어섰고, 판촉행사 때 자사 사원을 유통업체에 무료에 아무 조건없이 파견하는 일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납품업체 26곳은 사은행사 비용을 내라는 대형 유통업체 요구를 무시했다가 '퇴점'까지 당해야 했습니다.

공정위 담당 과장의 말입니다.

"경품행사에 참여와 할인 판매를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발주량을 줄이거나 매장 위치 변경 등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넷 홈페이지에 상품 정보 노출을 축소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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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근까지 대형 유통업체에 시달려온 한 납품업자의 말도 들어보시죠.

한 백화점에 식품 매장을 담당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업종이 중복된다며 나가라는 요구를 받았습니다. 하루 아침에 통보를 받은 거죠. 백화점엔 임대갑, 임대을, 특정매입 매장이 있습니다. 임대 매장은 힘있는 사람들이나 유명 명품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고, 특정매입 매장은 흔히 수수료 매장이라고 합니다. 몇년 전까지 이 수수료 매장은 2주 단위로 퇴출이 가능하도록 돼 있었습니다. MD를 이유로 들거나 운영상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퇴출됐는데, 이에 대한 민원이 워낙 많아서 공정위가 공정거래 협약이란 걸 만들어서 좀 덜해졌죠. 지금은 1년 단위로 퇴출을 결정하는데...그래도 대형 유통업체는 언제나 '갑'입니다.

할인이다 세일이다 하면 정말 무섭습니다. 수수료 때문에 납품업자들은 할인 판매를 꺼리죠. 수수료 보전도 안해 주는게 현실이니까요.

의류매장의 예를 들면, 수수료가 35~40% 정도 됩니다. 100만 원짜리 옷을 팔면 백화점에 최대 40만 원을 수수료로 내는 현실인데, 할인까지 하면 남는게 없다는 겁니다. 처음엔 수수료를 보전해 준다고 하지만 말 뿐이죠.

게다가 요즘은 1년 365일 세일입니다. 요즘은 창립 기념세일인가 뭔가를 하고 있죠. 하지만 여기에 불만을 제기하면 미운털이 박히는 겁니다.

업자 입장에선 사업 한다고 대출이다 뭐다 해서 끌어온 돈이 많은데 손해 보더라도 매장을 돌려야 대출이 연장되죠.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로 하는 겁니다.

대여섯개 대형 백화점에 납품하는 업자가 전세를 사는게 현실이라면 믿으시겠습니까?

이런 말들을 직접 뉴스에 담기 위해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을'의 입장에서 인터뷰가 거북하다면 음성변조 해줄테니 전화로라도 인터뷰를 하자고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단호히 거부당했습니다.

그래서 앞에 말했던 친구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부탁했습니다.

역시나,

"이 바닥이 좁아. 아무리 목소리 변조해도 다 알아. 오히려 내가 부탁할게. 나도 살아야 되지 않겠니. 이건 내가 도와줄 게 아닌 것 같다.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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