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0일 아프가니스탄 지방재건팀(PRT) 요원을 확대하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병력을 파병한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대체로 아프간 재건과 평화를 위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경제력과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조치로 평가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문제가 세계 평화와 관련된 문제인가에 대해 국민적 동의를 얻기 힘든 부분이 있고 토론이나 공청회 등 별다른 여론수렴 과정이나 국민적 합의과정 없이 결정함에 따라 정부가 부담을 안게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외교안보연구원 윤덕민 교수 = 테러없는 세상을 위해 세계 여러 나라들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일원인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이제 G20(주요 20개국) 국가도 됐으니 더욱 공헌해야 하는 입장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상황은 미국과 탈레반의 관계에 국한된 게 아니라 국제사회 공동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전쟁이라기보단 테러와의 싸움인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을 안정화시키고 평화를 재건하는 작업이다. 전투에 파병하는 것이 아니라 아프간의 재건을 위한 활동에 참여하고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에서 경비병력을 보내는 것이다. 한국도 이젠 경제력과 국제적 위상에 걸맞게 그런 역할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고려대학교 김성한 교수 = 아프가니스탄에는 PKO(유엔평화유지활동)가 있어 파병하는 데 이라크보다 정통성과 명분이 있다. 전투병은 교전 상황에서 희생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아프가니스탄 몇몇 지역에서 미군에 사상자가 많이 발생하지 않았나. 우리군은 미군보다 아프가니스탄 지형에 익숙하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전투병력이 아닌 경비병력을 파견하기로 한 것은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경비병력이라고 해서 충분한 교전 능력을 갖추지 않아서는 안 된다. 언제든 테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PRT 규모를 늘림과 동시에 앞으로 경제적 지원도 해야할 것이다. OECD 국가 중 한국만큼 아프가니스탄에 기여를 안 하는 나라가 없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글로벌 코리아'를 표방하고 있는데, 외교지평을 넓히려면 아프가니스탄에 기여를 많이 해야 한다.
◇김기정 연세대 교수 = 미국과 공동보조를 취하면서 세계 평화 유지에 기여한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고 또 한미동맹의 관점에서 한.미 양국간 세계 평화 문제를 두고 이견이 생겨 동맹에 위험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잠재우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그러나 아프간 문제가 실제 세계 평화와 관련된 문제인가에 대해 국민적 동의가 쉽게 만들어질 수 없고, 한미동맹의 범위와 관련해 미국의 전략적 판단에 한국이 순응해 가는 것이 우리의 전략적 이익을 어느 정도 보장해 줄 수 있느냐는 시각에서 보면 아프간 파병이 득보다는 실이 많을 수도 있다.
미국에서도 아프간 전쟁이 이라크전과 마찬가지로 제2의 베트남전을 상기시킬 정도로 쉽게 해결하기 힘든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데 이 지역에 파병하는 것이 우리의 국익을 고려한 조치라고 보기 힘들 것 같다. 지난번 이라크 파병 당시와 달리 국내적으로 토론이나 공청회 등 별다른 여론수렴 과정이나 국민적 합의과정 없이 결정하는 것에 대해 정부는 부담을 가져야 할 것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