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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파주'는 배덕에 대한 영화"

영화 '파주'로 7년만에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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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 '질투는 나의 힘'(2002)으로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던 박찬옥 감독이 7년 만에 돌아왔다.

형부와 처제의 사랑을 키워드로  인간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본 '파주'라는 영화를 들고서다.

그는 7년간 공부도 했고, 시나리오도 쓰면서 꽤 바쁘게 보냈다고 한다.

지난 2005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서 전문사 과정을 마쳤고, 그 이후에 '파주'의 시나 리오를 쓰는 등 차기작을 준비했다.

박 감독은 영화 '파주'처럼 겉으로는 조용한 듯 보이나 내부는 격렬하게 흔들리는 열정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부글부글"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으며 한마디 한마디를 신중하게 토해냈다.

그는 최근 서울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질투의 나의 힘'이 질투와 결핍에 관한 영화라면 '파주'는 배덕(背德)에 관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다음은 박 감독과의 일문일답.

--영화를 보면 안개가 많이 나온다.

안개란 손에 잡을 수 없으면서도 뚜렷이 존 재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어떤 의미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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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상징성을 부여한 건 아니다.

영화 '파고'에서도 눈이 많이 나오는데  코엔 형제가 어떤 상징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눈을 삽입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상징 보다는 정서적인 이유가 크다.

안개가 많이 끼거나 눈이 쌓이면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 든다.

내부에 집중하게 된다.

또한, 실제로 파주라는 공간은 짙은 안개가 자주끼는 지역이다.

어떤 날은 전방 1m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심하게 안개가 낀다.

--서우와 이선균을 캐스팅한 이유는.

▲서우는 중학생부터 20대 초반까지를 연기할 수 있는 외적 조건을 가지고 있다.

서우가 가진 특이한 매력도 선택의 한 요인이었다.

정말 화사한 배우다.

이선균은 대학생부터 30대 중반까지 연기해야 했다.

장년 같으면서도 청년 같은 이미지가  있다.

이선균이 맡은 김중식이라는 배역은 겉은 조용하지만 속은 격렬하고 뜨거운  캐릭터다.

이선균은 감정을 안으로 삭이면서도 격렬한 연기를 할 줄 아는 연기자라 생각했고, 그에 부합하는 연기를 펼쳐보였다.

--은모가 중식을 떠나는 이유는.

▲혼자 살아가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던 것 같다.

중식과 3년을 같이 살면서 점점 그에게 길들었다.

그 사람이 없으면 못살 것 같다고 느낀다는 것  자체가 겁이 난 것이다.

사랑을 하게 되면 '너 없이 못살아'라는 감정과 '갑자기 내가  왜 이렇게 달라지는 거지'라는 두 가지 감정이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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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좋아하면 정말  강 해지는 걸까, 아니면 약해지는 걸까. 잘 모르겠다.

 --화면의 질감이 특이한데.

▲푸르면서도 약간 우울한 화면은 은모나 중식 등 영화 속 인물들의 정서와 부합한다고 생각했다.

촬영과 조명감독의 의견을 따른 것이다.

전체적으로 한덩어리라 는 느낌을 주는 것 같다.

가끔 서우가 너무 화사해서 그러한 느낌을 배신하지만.(웃 )

--이 영화는 욕망과 권력에 대한 영화인가.

▲표방하진 않았지만, 그런 면이 있다.

'파주'에서 은모는 중식의 영향 아래 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누군가를 닮아가면서 없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일종의 권 력관계로도 볼 수 있다.

욕망이란 단어는 시나리오를 쓰면서 떠오르지 않았다.

키워 드로 생각한 건 '배덕'이었다.

--철거민들이 화염병을 던지는 장면이 있다.

혹시 용산참사를 떠올렸나.

▲2005년부터 약 1년에 걸쳐 시나리오를 썼다.

당연히 용산참사와 관계가 없다.

시나리오를 쓸 때 이런 설정으로 시작했다.

즉, 남자는 대의를 가지고 참가하는  어 떤 집단의 핵심적인 인물이고, 여자도 여기에 일부 참가한다.

그런데 이 여자가 이 남자를 곤경에 빠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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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남자는 선택을 해야 한다.

다 같이 하는 대의 있는 일을 선택하느냐 아니면 개인적인 선택을 하느냐.

대의 있는 일은 무얼까 라는 고민을 하다가 철거 부분을 삽입한 것일 뿐이다.

 --어떤 영화를 좋아하나.

▲마틴 스콜레지, 키에슬로프스키, 홍상수 감독 등의 영화를 좋아한다.

장선우 감독의 영화도 정말 좋아한다.

'경마장 가는 길'이나 '화엄경', '거짓말'을 보면 무언가 부글부글 끓는 복잡한 열기가 느껴진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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