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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 제왕' 이탈리아 총리, 암살 위협에 시달린다고?

'붉은여단' 명의 "처단" 경고문 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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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부패와 성(性) 관련 추문으로 화제를 모아 온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좌익 세력으로부터 암살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발신자가 '붉은 여단(旅團)'으로 된 편지가 지난 18일 좌파계 일간지 일 리포르미스타에 우송됐다.

편지에는 "베를루스코니 정권이 무너질 때까지 무장 투쟁하겠다..총리가 사임하지 않으면 우리가 강제로 끌어내릴 것...공산주의자에 의한 정의의 심판이 불가피하다"고 씌어 있었다.

총리 뿐아니라 집권 자유국민당 창설자인지안프랑코 피니 하원의장, 극우정당인 북부연맹 당수 등에 대한 살해 위협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이어 19일에는 경영난으로 직원 감원이 예정된 토리노 시의 한 공장 노조 사무실 벽에서 '붉은 여단'의 상징이 그려진 것이 발견됐다고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가 20일 보도했다.

'붉은 여단'은 지난 1970년대 이탈리아 사회에서 활발하게 무장투쟁 운동을 전개했던 극좌 무장 단체로 수많은 정치인과 부유층 등 사회 인사들을 납치 살해했다.

특히 1978년 당시 이탈리아 여당인 기민당 당수 알도 모로를 납치 살해해 세상을 놀라게 했으나 이후 당국의 지속적인 수사와 핵심 검거 등으로 인해 사실상 와해됐었다.

이 같은 협박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자 붉은 여단이 조직을 재건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로베르토 마로니 내무장관은 "상당히 우려스러운 일"이라면서 "정부는 붉은 여단의 최근 행보에 대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협박 사건을 붉은 여단의 부활 조짐으로 보는 견해는 많지 않다. 엘리오 비토 대(對)의회관계 장관은 "총리가 그간 여러 차례 암살 위협을 받았으며 대중과의 접촉을 줄이도록 권고받아 왔다"면서 정보기관이 총리의 안위에 관련한 보고서에서 "개별적인 폭력적 행동들이 일어날 위험이 있다"고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문란한 사생활을 폭로해 온 중도 좌파계 신문 레푸블리카는 암살협박이라고 알려진 것들이 그저 '황당한' 내용이라며, "이탈리아에서 쿠바식의 무장봉기" 운운한 것만 봐도 안다고 지적했다. 피니 의장도 "술취한 미친사람의 작품"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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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일 리포르미스타 지는 이 편지가 진짜 붉은 여단 조직원이나 추종자가 보낸 것인지는 의심스럽다면서도 편지 발송인이 누구냐와는 관계없이 베를루스코니 측의 행각으로 빚어진 현 상황에 대한 '진짜 경고의 메시지'라고 지적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여러 차례 섹스 스캔들을 일으켜 왔고, 언론재벌 총수로서 비판 언론에 대해 걸핏하면 거액 소송을 제기해 비판받아 왔다. 또 자신 등 국가 지도자의 재임 중 소추 면책 조항이 담긴 법을 추진하다 헌법재판소에 의해 제동이 걸렸으며, 자신과 가족의 부패연루 혐의로 지탄받고 있다.

또 최근엔 총리 소유의 TV 방송국 채널5가 총리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린 판사의 일상을 몰래 촬영한 뒤 조롱 섞인 논평과 함께 내보내는 일을 저질러 판사들과 야당이 지난 주말 사생활 침해이자 사법부 권위를 훼손한 조처라며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그 측근들은 이 같은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산드로 본디 문화장관은 "베를루스코니를 독재 야망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증오에 찬 추악한 사회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비판하면서 이로 인해 붉은 여단의 테러가 절정에 달했던 이른바 '지도의 시기들'이 다시 도래될 것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또 베를루스코니 총리 일가 소유의 신문 일 지오르날레는 "베라르도 가르보니가 2006년 제작한 영화 '실비오를 쏴라'와 그 이후 의도적으로 집중 제작된 '실비오 베룰루스코니가 죽은 밤' 등의 단편영화들이 나온 이후 총리에 대한 암살위협이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총리이자 국가수반인 베를루스코니가 2030년에 적들에 의해 독살당하지만 국장을 치른지 3일째에 부활한다는 얘기로 아첨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루치아노 비올란테 전 하원의장은 "언론과 판사들을 무분별하게 공격하고 공산주의에 대한 시대착오적인 망상에 사로잡힌 베를루스코니 총리 자신이 현재의 폭력과 증오의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근호 커버스토리에서, 베를루스코니가 권력에 취해있으며 이탈리아와 유럽 뿐아니라 미-유럽 동맹관계도 해칠 우려가 있다며 이탈리아인들에게 베를루스코니를 내치라고 촉구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에 대한 이탈리아 국민의 지지율은 지난 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45%로 나왔다. 이는 지난 해의 62%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이지만 아직도 절반에 가까운 이탈리아인들이 그를 지지하는 것도 사실이다.

(로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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