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문화회관 뒤뜰.
막 점심을 먹고 나온 넥타이 부대에서부터 나들이 나온 시민들까지 저마다 명당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빌딩 숲 한가운데서 야외 마당놀이 한 판이 펼쳐지는데요.
이름하여 '신 흥부 놀부'전.
착한 흥부는 온데간데없고 안하무인 흥부와 마음 착한 형, 놀부가 등장합니다.
색다른 설정에 직장인들은 한바탕 웃고 즐기며 잠시나마 여유를 찾아봅니다.
[이홍기/서울시 강남구 :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서울 시민들을 위해서 이렇게 훌륭한 문화공연이 마련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유쾌하고 뜻 깊고 재밌게 잘 봤습니다.]
평일 오후 12시 20분부터 30분간 무료로 진행되는 이 공연은 10년이 넘게 인근 직장인들로부터 꾸준히 사랑 받아온 장수 프로그램입니다.
특히 올해는 기획단계에서부터 관객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했습니다.
[이승미/문화회관 사업운영팀 : 고객 선호도 조사를 했어요. 국악이랑 재즈, 클래식 등의 장르들이 순위 안에 들어서 요일별로 고객들이 선호하는 장르로 편성을 했습니다.]
점심 식사를 막 하고 나온 직장인들이 낯선 멜로디에 이끌려 들어선 곳은 야외 공연장.
흥겨운 재즈 선율이 삭막한 도시의 숨통을 틔웁니다.
[김수관/서울시 영등포구 : 평소 재즈에 대해서 어렵게 생각했는데 여기 와서 공연 보니까 쉽고 좋네요.]
공연자들 입장에서도 자신들의 음악 세계를 알리고 다양한 팬층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최은창/베이스기타 연주자 : 저희가 예상하지 못했던 분들을 만날 수 있고 또 연주를 들려드릴 수 있다는 거 저희한테 굉장히 좋은 기회인 것 같아요.]
정오가 되자 직장인들이 물밀 듯 들어옵니다.
이곳에선 평일 점심시간, 예술아카데미가 펼쳐지는데요.
요일마다 클래식, 재즈, 미술 등 다양한 주제로 강연이 이뤄집니다.
문화적 욕구는 많지만 자기 시간을 갖기 어려운 주부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인데요.
[김현주/서울 영등포구 : 우리 집에 저를 필요로 하는 아들이 있어서 낮이 아니면 들을 수가 없고요. 제가 나름대로 여가시간을 통해서 그분들의 음악을 더 볼 수 있는 계기가 돼요.]
샌드위치까지 제공해 식사 겸 문화나들이로 직장인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최기수/서울 성동구 : 아무래도 오후 반나절 다시 들어가서 근무할 때 좀 활력이 되는 것 같아요.]
반복된 일상에 지치신 분들.
잠시 짬을 내 오늘 점심시간 정오 문화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행복과 활력은 덤으로 따라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