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단 월(月)인 지난달 파키스탄 펀자브 주의 주도 라호르에 있는 라호르경영과학대에서 한 여학생이 남자친구의 뺨에 가볍게 키스하는 일이 있었다.
개인적인 일로 끝날 수도 있었던 이 일은 보수적인 파키스탄 사회에서 '공개적인 애정표현' 문제를 둘러싼 열띤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14일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에 따르면 여학생이 교내에서 키스하는 장면을 본 동료 학생이 대학 구성원 전체에 단체 이메일을 보내 캠퍼스 내의 '공개적인 애정표현' 기록이라며 이를 알렸다.
그러자 지난 몇 주 동안 이 이메일에 대한 답장이 수백 통 몰리면서 조용했던 대학 메일링리스트 서버가 '몸살'을 앓는 등 한바탕 큰 소용돌이가 일었다.
한 4학년생은 신입생들을 겨냥해 보낸 이메일에서 "라호르대에서 여러 종류의 무신론과 세속적인 철학들이 넘쳐난다. 여러분이 이슬람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없으면 동료 학생이나 교수에 의해 잘못된 길로 이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3학년생은 "나는 신을 보거나 느끼거나, 체험할 수 없어서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면서 "라마단 동안 이슬람사원에서 참배하는 대신 록그룹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을 들을 것"이라고 이메일에 썼다.
이번 소동을 자신의 블로그에 처음 올렸던 아시프 아크타르 씨는 "(키스를 둘러싼 논쟁은)다른 문화적 성향들이 갈등을 빚는 것이며 여전히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사립대학인 라호르대는 여러 성향의 학생들이 공존하는 학교로 알려져 있다. 이슬람 여성의 전통 복식인 부르카를 입은 학생에서부터 탱크톱과 스키니진을 입은 학생들이 함께 공부한다.
아울러 이 대학은 파키스탄의 다른 공립대학들과는 달리 여성과 남성이 함께 공부하는 데 대해 훨씬 개방적이었다.
하지만, 논란이 거세지자 결국 대학 당국은 교내에서 공개적인 애정표현행위를 금지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아크타르 씨는 CSM과 인터뷰에서 그런 조치는 라호르대의 민주적이고 관용적인 문화에 심대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